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하여
엠마누엘(소피 마르소 분)은 집에 있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렌즈 끼는 것도 잊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그녀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병원. 엠마누엘과 동생(제랄딘 팔리아스 분)이 도착하자마자 아빠(앙드레 뒤솔리에 분)가 MRI 검사를 받는다.
검사를 마친 후, 그녀는 뇌졸중인 아버지 곁을 지킨다. 다음 날, 연락받고 온 그녀의 엄마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도 않는다며 곧바로 집으로 간다.
엠마뉴엘의 아빠는 장례는 치르지 말고, 파리에서 유대교 기도문만 낭독해 달라며 유언장을 남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중치료실로 옮겨진다.
다행히 차도를 보여 다시 일반병실로 온 엠마뉴엘의 아빠는 “끝내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말한다. 이에 당황한 엠마뉴엘은 자리를 뜬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동생과 함께 스위스 베른에서 안락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준비한다.
문제는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아버지가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자기의 계획을 말한 바람에 경찰이 제보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딸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한다.
영화 <다 잘된 거야>는 한때 ‘책받침 여신’이었던 소피 마르소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종교적으로 자살은 용인될 수 없는 행위이니 억지로라도 연명(延命)하는 것이 맞는지, 힘겹게 가까스로 목숨을 이어가는 것보다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잘 보여준다.
극 중 앙드레(엠마누엘의 아버지)는 후자를 택한다. 하지만, 앙드레의 둘째 딸과 동성의 애인은 반대한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부분이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 살 수 있을 때까지 사는 게 좋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억지로 고통스러운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인권적으로 보더라도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 사이에 고민되는 지점이다.
올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영화를 보며 함께 토론해 봐도 좋을 듯한 영화 <다 잘된 거야>는 오는 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