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실부모한 한 남자의 기구한 운명
남아메리카 북부지역에 위치한 인구 50만의 작은 나라 수리남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이 스트리밍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선공개했다.
극 중 강인구(하정우 분)는 내레이션을 통해 본인이 직접 겪은 실화라고 말하며 시작된다.
그는 어릴 때 유도를 했는데, 14살 때 엄마가 죽고, 트럭 운전을 하던 아빠도 3남매 키우느라 버거워하다 결국 죽자, 먹고 살기 위해 이른 나이에 룸살롱에서 일하며 동생 둘을 보살핀다.
성인이 된 인구는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자기 좋다는 여자들에게 전화해 결혼하자고 제안한다.
그 중 혜진(추자현 분)이라는 여자가 좋다며 인구의 집으로 오고, 둘은 결혼해 아이 둘을 낳는다.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인구는 미군부대 앞에 카센터를 열고, 미군과 친분으로 채소 납품까지 하게 되고,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군전용 주점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일하느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자, 그는 나도 부모님처럼 가족을 위해 일하다 허무하게 죽는 것 아닌가 싶어 자괴감에 빠진다.
그때 20년 동안 선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응수(현봉식 분)라는 친구가 올해초 수리남이라는 나라에 가 봤더니 거기서는 홍어를 안 먹어서 공짜로 가져올 수 있다며, 국산으로 솎여 팔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꾀자 혹한다.
이에 그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게를 처분하고 수리남으로 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한 무리의 군인이 인구와 응수의 창고에 들이닥쳐 ‘보호비’를 요구하고, 평소 미군을 상대로 사업을 해 오던 인구는 그를 잘 구슬려 내 편으로 만든다.
이제 일이 잘 풀리려나 싶은 상황에서 수리남 앞바다를 관리한다는 중국 갱에게 월 5천불을 상납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는다.
갱들에게 죽도록 얻어터진 상황에서, 교회에 가 예배 인증사진을 보내라는 아내의 성화에 인구는 마지못해 한인교회에 가 얼른 사진만 찍고 나오려다 전요환(황정민 분) 목사의 눈에 띄어 앞에 나가 교인들에게 인사까지 하게 된다.
예배 후, 목사와 면담 도중 몰골을 보고 사연을 묻자 중국 갱 이야기를 털어놓자, 전 목사는 아는 놈들이라며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평소 수리남 대통령과도 친하고,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해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전 목사가 나서서 사건을 해결해 준다.
이제 진짜로 사업이 잘 되려나 기대하던 중, 한국으로 보낸 홍어에서 코카인이 나와 경찰에 잡혀 조사받았다는 선장의 연락에 인구는 어찌 된 일인가 싶어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통화를 마치자마자 현지 경찰이 들이닥쳐 인구를 체포해 재판에 넘긴다.
이에 주미대사관에서 파견 근무 중인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 분)가 교도소에 갇힌 인구를 찾아와 전요환 목사가 수리남 코카인의 60%를 유통 중이라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전 목사를 잡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교도소에 나온 인구는 한국 정부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수리남에서 활동 중인 전요환을 잡을 수 있게 그가 미국에 마약을 팔도록 유도한다.
미국에서 마약을 팔면 미국 마약단속국이 전요환을 어떻게든 잡아서 처벌할 것이고, 미국은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어 그를 한국으로 데려와 처벌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
이를 위해 인구가 다시 전요환에게 접근해 신임을 얻고, 그를 설득해 미국에 마약을 유통하도록 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이 작품은 극 초반 강인구의 내레이션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일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각색한 까닭에 100% 곧이곧대로 믿어선 곤란하다.
강인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렇게 되는 일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안타깝다.
만약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었다면, 부모가 죽은 후 그가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를 관두고 궂은일을 안 해도 됐을 거고,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면 성인이 된 후 안정적인 삶을 살았을 거고, 안정적으로 살았다면 친구의 말에 혹해 수리남에 가지도 않았을 거고, 수리남에 가지 않았다면 죽을 뻔하거나 교도소에 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오는 9일 공개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