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이슈들을 섬세하게 녹여내
공효진, 신민아 주연의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개봉 14면 만에 리마스터링 되어 재개봉한다.
공효진, 신민아 주연이라는 것만 해도 이슈가 될 정도인데 그 내용도 파격적이다. 2009년 개봉 당시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예민한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낸 수작이다.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아버지가 다른 두 자매 명주(공효진 분)와 명은(신민아 분)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외모, 성격 모두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계속 티격태격하며 불편한 관계 속에 있다. 명은은 명주도, 이모도 싫어한다. 그 이유가 분명하지만, 명주는 그런 명은을 이해할 수 없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도시에서 살고 있는 명은은 명주가 촌스럽다. 특히,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미혼모라 더 싫어한다. 이유는 자신도 아빠 없이 태어난 미혼모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명은은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아빠를 찾아 나서고 명주에게 동행할 것을 강요한다. 명은은 아빠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명주는 아빠를 봐 얼굴을 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결국 순탄치 않은 아빠 찾기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섬세하게 감정을 전달한다. 미혼모의 딸이어서 미혼모인 언니를 싫어하고, 냄새나는 헌 옷을 주워 옷을 만드는 이모도 싫다.
가까운 사람들을 이해, 용서하지 못하며 살아가던 명은에게 아빠 찾기는 일종의 복수를 위해 시작된다. 나를 버렸지만 아빠 없이도 이 정도로 잘 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아빠에 대한 결핍이 존재한다. 자신이 버려진 이유를 알려는 집념에 더해 증오, 미움, 그 속에 깔린 그리움을 담고 있다.
또, 언니인 명주를 싫어하는 것도 사실은 안타까움이 깔려 있다. 미혼모의 딸로 살아온 자신을 보고도 그런 선택을 한 언니를 이해할 수 없다. 딸의 입장에서 받는 고통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주가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이해하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영화는 두 자매의 아빠 찾기 여행을 통해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나 발생하는 사건들이 소소한 재미를 준다. 특히, 공효진, 신민아의 풋풋한 청춘 시절을 보는 것은 덤이다.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주면서 큰 깨달음을 준다. 명은에게도 평온한 일상을 깰 만한 큰 반전으로, 감춰진 비밀을 알아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알아야 더 좋다고 볼 수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와 예민한 소재를 잘 녹여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큰 감동을 주며, 현실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보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꼭 보길 바란다. 오는 22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