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왜 탈시설이 필요한가?
이번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구 있는 집>은 장애인 탈시설에 대한 담론(談論)을 다룬 영화다.
영화는 탈시설한 이용찬 씨와 채민식 씨의 삶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들의 탈시설을 도운 사회복지사는 물론 장애인단체 활동가, 국회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왜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야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활동가는 아무리 비리 직원이 나가고, 좋은 직원이 들어와도 여전히 거주시설에 사는 장애인들은 자유의 제약을 받기에 장애인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 친동생의 탈시설을 도우며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었던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집은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이기에 집에는 비상구가 없다며, 비상구가 있는 집(장애인 생활시설)은 집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 작품을 연출한 장주영 감독은 지난 28일,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중학교 때까지 같이 학교에 다니던 장애인 친구들이 고등학교 때는 왜 안 보이지 궁금해 찾아보니 다들 시설에 들어간 걸 알고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여성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섭외하려 했으나, 일상을 공개하는 게 남성장애인에 비해 더 힘들어서 남성장애인 2명을 섭외하게 됐다며, 촬영 전 6개월 동안 인간적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디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구 있는 집>이 시설장애인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어떤 액션이 필요한지 논의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