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40대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영화
보라(한효주 분)는 시골집으로 비디오테이프가 배달됐다는 아빠의 전화를 받고 옛 추억에 잠긴다.
그리고 화면은 곧바로 1999년 청주로 넘어간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보라(김유정 분)의 친구 연두(노윤서 분)는 최근에 심쿵하게 만든 남자가 있는데, 하필 같은 학교에 배정돼 도저히 같이 다닐 용기가 안 나 심장 수술을 핑계로 미국에 간다.
이에 보라는 연두 대신 연두가 좋아하는 백현진(박정우 분)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메일로 알려준다.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위해 현진이랑 같은 방송부에 들어가기 위해 오디션을 보지만, 너무나 열심인 보라의 태도에 현진이가 기권해 버린다.
하지만, 보라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같은 방송부 친구이자 현진이의 절친인 풍운호(변우석 분)와 친하게 지내면서 틈틈이 현진에 대해 묻는다.
그러던 어느 날, 현진이가 위험에 처한 걸 보고, 보라가 구해주자 현진이는 보라에게 반해 대시한다.
연두를 생각해 보라는 현진이를 강하게 밀어내고, 현진이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늘 운호랑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운호랑 연인으로 발전한다.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이 되자, 미국에 갔던 연두가 한국에 오고 연두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현진이를 보고 좋아한다.
그런데 문제는 연두가 말했던 현진이가 현진이가 아니라 운호였다는 것.
연두 때문에 ‘인기남’ 현진의 대시도 뿌리치고 운호랑 사귀었는데, 이제 와서 연두가 좋아한 남자가 현진이가 아닌 운호라니 보라는 운호가 남자친구라고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한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결국 연두가 운호와 보라의 사이를 알게 되고, 연두는 사랑보다 우정을 택한다.
왜 갑자기 보라가 자기를 멀리하나 궁금해 하던 운호는 연두에게 모든 사정을 듣고 보라네 비디오 가게로 달려가지만, 보라 동생이 갑자기 응급실에 가는 바람에 온 가족이 집을 비운 까닭에 보라를 만나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 운호는 엄마와 동생이 있는 뉴질랜드로 가기 위해 떠난다.
운호가 뉴질랜드로 간 후에도 보라는 서로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대학 입학을 앞두고 소식이 끊긴다.
이에 보라는 하루하루 운호를 그리워하며 지내다가, 대학 신입생 때 운호랑 이름이 같은 남자와 소개팅을 하게 되자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을 한다.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선을 보인 영화 <20세기 소녀>는 20세기 말,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연출을 맡은 방우리 감독은 지난 7일,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시대를 구현할 때 보라의 생활감이 있는 게 좋겠다 싶어서 ‘보라비디오’가 있는 동네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 영화의 배경은 청주지만, 막상 ‘보라비디오’가 있는 동네는 충주라고.
영화의 배경인 1999년에 태어난 김유정은 그때 어땠는지 몰랐는데, 찍으면서 알게 돼 좋았다며, 개인적으로 ’90년대 노래를 좋아해 그 당시의 노래를 들으면서 촬영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보라가 운호를 좋아하게 된 것과 관련해 원래 보라는 사랑에 별 관심 없는 아이지만, 운호와 점점 자연스럽게 좋아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초반 관객에게 그 시절 풋풋했던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20세기 소녀>는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내일(12일) 한 번 더 상영한 후, 이달 2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