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1969년 10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습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두 소년이 길가에 쓰러져 죽어있는 체이스(해리스 딕킨스 분)라는 남자를 발견하고 신고한다.
이에 보안관이 수색에 나서고, 한 여자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눈치채고 그녀를 체포한다.
체포된 카야(데이지 에드가 존스 분)에게 한 변호사가 찾아오고,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간다.
어릴 적 아빠의 가정폭력에 못 이겨 엄마가 집을 나간 걸 시작으로 카야의 형제들도 모두 집을 떠나 버린다.
이에 어린 카야는 아빠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집을 떠난 조디 오빠 대신 오빠 친구인 테이트랑 같이 놀면서 안정을 찾지만, 엄마가 없어서인지 제대로 씻지도 않고, 신발도 없이 돌아다니자 주위 사람들이 학교에 갈 것을 권한다.
하지만 학교에 간 첫날, 아이들이 ‘세균 덩어리’라고 놀리자 이런 학교에 다녀서 뭐하나 싶어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 후로 아빠가 잘 대해주다가 어느 날, 엄마로부터 편지를 받고는 아빠마저 집을 나간다.
어린 카야는 혼자 습지에서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시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흑인 여성의 도움으로 신발도 얻고, 숫자도 배운다. 게다가 카야가 캐오는 홍합을 사 주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1962년, 테이트는 혼자 지내는 카야에게 인간적으로 대해주고 그렇고 둘은 연인이 된다.
그러나 테이트가 대학에 합격하자 카야는 너도 우리 아빠처럼 날 떠나겠구나라며 힘들어 하고, 테이트는 독립기념일에 꼭 다시 오겠다며 떠나지만 결국 오지 않는다.
배신감에 카야는 괴로워 하고, 이때 자연으로부터 위안받는다.
1968년 개발업자들이 카야의 집 근처에 나타나자 불안해진 카야는 자기 집의 등기를 확인해 보고, 할아버지가 산 집은 맞지만 밀린 세금이 많아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에게 집의 소유권이 넘어간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에 카야는 체납세금 800불을 벌기 위해 그동안 자신이 습지 생물을 그린 그림을 출판사에 보낸다.
한편, 어느 날 갑자기 체이스라는 남자가 카야 앞에 나타나 제 딴에는 친근한 척 한다고 무례하게 군다.
그러나 미운 정도 정이라고, 체이스에게 별 감정 없던 카야는 차츰 그에게 마음을 연다.
그리고 얼마 후, 카야는 출판사로부터 책 출판을 제안 받고, 체이스는 직장에서 승진한다. 이에 체이스가 카야에게 청혼한다.
이듬해, 테이트가 다시 카야 앞에 나타나고 테이트와 체이스는 서로 신경전을 벌인다.
카야는 다시 나타난 테이트에게 어떻게 날 버릴 수 있느냐며, 테이트를 매몰차게 밀어낸다.
그리고 드디어 카야의 책이 세상에 나온다. 카야는 계약금 5,000불을 받아 38만 평에 달하는 습지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 무렵, 카야에게 약혼녀를 들켰던 체이스가 다시 나타나 내가 원하는 건 너라며 강간을 시도한다.
이 일로 ‘습지 소녀’ 카야는 습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체이스는 더욱 더 집요하게 카야에게 집착한다.
카야는 테이트와 점핀 아저씨의 도움으로 버스를 타고 마을을 떠난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야생 생태과학자인 델리아 오인스가 소설을 쓰기로 하고 어릴 적 자기 삶을 글로 옮긴 것이 원작이다.
어릴 적 숲에서 자란 그는 엄마가 숲에 나가서 놀라며,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멀리 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래할 리 없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가라는 엄마의 말은 자연 속에 있는 자연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영화 속 카야는 무죄 선고를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평생 습지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 속에서 평생을 산다는 설정 때문에 그만큼 이 영화는 미술적인 면에 있어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 까닭에 습지에 지어진 카야의 집은 당시에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사용했던 재료들로 지었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재료가 많아 애를 먹었다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내달 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