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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불륜 아닌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

영화 낮과 달 스틸컷

2020년 11월 제주. 소방관이었던 남편(정영섭 분)이 죽은 후 1년 만에 제주를 찾은 민희(유다인 분)는 서울 집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인 이곳 제주에 살기 위해 내려왔다고 남편의 친구에게 말한다.

그의 안내를 받아서 간 남편 경치의 고향집에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실망한 민희는 돌아 남아있는 경치의 손자국을 발견하고는 자기 손을 살짝 대본다.

민희는 동네를 산책하다가 김목하(조은지 분)라는 요가 강사를 만난다. 그녀의 집에 따라 들어갔다가 그녀의 아들 태경(하경 분)을 만난다.

재수생이라는 그는 이번 주 토요일 ‘낮과 달’이라는 곳이라는 곳에서 공연을 하니 엄마랑 같이 구경오라고 말한 후 연습을 위해 집을 나선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태경의 목소리가 남편과 닮았다.

묵하의 집에서 나온 민희는 ‘낮과 달’에 들려 태경의 노래를 듣고 감짝 놀란다. 왜냐하면, 남편이 자신에게 불러주던 자작곡이었기 때문.

이에 민희는 태경이 경치의 아들임을 직감하고, 집에 돌아가 죽은 남편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 길로 목하네 집에 쳐들어간다. 둘은 소주를 들이붓고, 취기를 빌려 민희는 목하에게 자기 남편과의 관계를 따져묻는다.

이후 민희는 태경을 남편이 남긴 분신으로 여기지만, 목하는 민희에게 태경은 경치의 대체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 <낮과 달>은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한 작품으로, 남편의 첫사랑과 그 아들을 만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 아들의 아빠의 아내와 마주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처럼 태경이나 목하의 존재가 마지막에 밝혀지는 게 아니라, 극 초반 그 두 사람이 경치의 내연녀와 사생아(私生兒)인 것이 바로 밝혀진다.

그리고 이런 사실이 밝혀진 후, 내연녀와 부인 사이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목소리가 닮았는데 진짜 태경이 경치의 아들일까? 경치가 고향인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고 늘 말했는데 그게 진짜 제주도에 딴 집 살림을 차려서일까?

경치가 돌에 새겼다는 ‘KC♡MH’의 MH는 목하일까? 아니면 민희일까?

그런 추리를 하기도 전에 바로 사실이 밝혀지는 까닭에 쫄깃함은 덜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매우 자극적으로 극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나를 버린 친엄마가 내 시어머니가 되는 그런 막장 드라마에 길들여진 관객에겐 무색무취에 가까운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리움’에 관한 영화다. 남편 혹은 애 아빠가 죽은 후, 그리고 아빠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몇 번 본 아저씨가 죽은 후 느끼는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끝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스토리가 아니라, 잔잔하게 끝난다.

그리 자극적인 영화가 아니기는 하지만, 제법 쌀쌀해진 이 가을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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