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탄탄한 시나리오에 다른 결말까지
영화 <자백>의 내용은 간단하다. 애인의 죽음을 목격한 남자가 범인으로 몰리고, 남자의 변호사가 사건을 재구성하는 추리극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리 간단한 영화가 아니다. 계속 이어지는 추리와 그 과정에서 반전이 등장하면서 끝까지 대체 여자를 죽인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하게 만든다.
물론,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초반부에 이 영화 어디서 봤다 싶을 수 있다. 바로 2017년 9월 국내에서 개봉한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재벌가 사위이자 IT기업의 대표인 유민호(소지섭 분)은 내연녀 김세희(나나 분)가 죽자 범인으로 몰리지만 구속되지는 않는다.
사람들 이목을 피해 별장에 있는 그의 앞에 승률 100%의 양신애(김윤진 분) 변호사가 찾아온다.
그녀는 일단 얘기를 들어본 후, 사건을 맡을지 결정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민호의 말에 허점을 지적하면서 나름대로 사건을 재구성해 본다.
김세희가 죽기 전, 두 사람은 민호의 별장에서 밀회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를 냈다.
그 과정에서 맞은 편에서 오던 차의 운전자가 죽고, 두 사람은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차와 남자를 처리하기로 한다. 괜히 경찰에 신고했다간 불륜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민호가 남자의 차를 처리하러 간 사이에 길을 지나던 카센터 주인이 세희를 발견하고, 차를 고쳐주겠다며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세희는 조금 전 죽은 운전자가 이 집 아들인 걸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 급히 자리를 뜬다.
그리고 얼마 후, 세희와 민호에게 각각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특정 호텔로 오라는 연락이 온다.
두 사람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호텔로 가고, 갑자기 바깥에 경찰들이 나타나자 뭔가 이상하다 싶어 도망치려 한다.
그때 누군가 민호를 내리쳐 기절시키고, 그가 깨어나 보니 세희가 죽어있다.
그는 도와달라고 소리치지만, 경찰은 그를 세희를 죽인 범인으로 현장에서 체포한다.
이야기를 들은 양 변호사는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누군가 내리쳤다는데, 문제는 방문은 걸쇠로 잠겨 있었고, 창문도 잠긴 상태였다.
그렇다면 대체 범인은 어떻게 도망간 것일까?
이에 양 변호사는 나름의 추리력을 발휘해 본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민호는 매우 만족해 하는 눈치다.
하지만, 곧바로 양 변호사의 추리에 허점이 있음을 양 변호사 스스로 밝힌다. 결국 민호는 자신이 빠뜨린 이야기를 양 변호사에게 털어놓는다.
영화는 계속 같은 장소, 다른 상황이 반복된다. 그게 이 영화의 재미다.
18일 기자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석 감독은 영화의 결말이 원작과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원작의 제목만 들어도 사람들이 결말을 알 텐데 싶어서 두려웠고, 마지막 반전을 위해 앞의 장면이 희생되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원작의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있을 법한 이야기라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게 매력적이어서 리메이크를 결정했다고.
그런 까닭에 원작을 본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특히 이번 영화는 소지섭에게 첫 스릴러 영화인데, 이에 대해 소지섭은 만족스럽고,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나나 역시 소지섭이 앞으로 스릴러 영화만 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작인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와 리메이크 작품인 이탈리아 영화 <인비저블 위트니스> 그리고 역시 리메이크 작품인 한국 영화 <자백>까지 비교하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오는 26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