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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는 따뜻한 자세

영화 스틸컷

누구나에게 인생은 넉넉치 않다. 오늘 하루를 살아나가는 것도 힘든 순간이 있고, 세상 누구보다 더 행복한 순간도 있다. 어떤 순간이든 우리는 살아가야 하며, 선택의 연속이다.

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일상이 힘든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낸다.

한 부부가 있다. 영태(박송열 분)와 정희(원향라 분) 두 사람은 직업이 없어 백방으로 직업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교사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일용직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간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당장 내일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 단 돈 5만 원에 고가의 카메라를 빌려준다. 거기다 부인은 친정에 가서 반찬을 얻어오는 형편이다.

장모의 생신에 선물하나 사가지 못하고, 고가의 카메라는 돌려받아야 하는데 빌려간 선배는 전화를 피한다.

그러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아내가 사채를 빌려 쓰고 궁지에 몰린다.

영화는 젊은 부부를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내몬다. 하지만, 심하게 싸울 것 같은 순간에도 그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의 순간들을 넘긴다.

남편이 고가의 카메라를 빌려줘도 심하게 다투거나 헐뜯지 않는다. 오히려 불만이 있지만 담담히 넘기며, 상대방을 믿어준다.

계속 그 부분이 결려 서로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큰 소리가 오가지 않는다.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절대로 선을 넘지 않는다. 현실적이면서도 어쩌면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가족에게 기대하는 따뜻함과 이해가 궁핍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켜지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정태 역은 박송열 감독이 직접 연기했다. 또, 배우들의 담담한 표정은 이런 감정을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키는 자세는 배우들의 변화 없는 표정을 통해 바로 이것이 일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차가운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따뜻한 부분들을 건드려주는 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삶의 궁핍도, 무기력한 인생도 모두 포용해주는 것 같다.

결말에 그들에게도 따뜻한 희망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는 27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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