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영화 <도그>는 제목 그대로 개와 관련된 내용의 영화로, 주인공의 이름은 ‘룰루’라는 개이다.
이 개는 특수한 목적의 개로 훈련된 전투견으로 파병 병사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한다.
룰루는 병장 로드리게스가 훈련시킨 개로 영웅으로 칭송될 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많은 병사들을 위험에서 지켜줬다.
어렸을 때부터 특수 훈련을 받아 임무를 수행했으며, 매우 영리했다.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개의 훈련병이었던 병장 로드리게스가 아닌 잭슨(채닝 테이텀 분)이다.
잭슨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라크 파병 후 후유증으로 부대 복귀가 불가능하다.
바게트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며 복귀에 힘쓰지만 기다리던 전화는 오지 않고 같이 파병됐던 로드리게스의 사망 소식을 접한다.
로드리게스의 장례식에 군견 룰루를 데려가면 복직이 가능한 추천서를 써주겠다는 상관의 제안을 수락하고 2,400km나 떨어진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로드리게스의 부모님이 가족 같은 룰루의 장례식 참석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개를 장례식장에 데려다 주는 것이 뭐 힘든 일이겠냐만, 룰루도 전쟁 후유증으로 사고뭉치가 되었다.
거기다 장례식까지가 그의 임무가 아니라 장례식을 무사히 마친 후 룰루를 안락사 시키는 장소까지 데려 가야한다.
자신의 복직을 위해 떠난 여정이지만 돌발상황들로 인해 순탄치 않은 여행이 된다.
영화 <도그>는 군인과 군견이 주인공이지만, 전쟁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군견의 활약상이나 전쟁의 잔혹함을 넘어선 전쟁의 후유증에 관한 이야기로 전혀 다른 영화라는 것. 군견인 룰루와 룰루를 훈련한 로드리게스의 훈훈한 이야기도 아니다.
파병에서 돌아온 후유증이 남은 군인과 군견의 이야기이다. 이라크 파병 후유증으로 뇌손상을 입은 잭슨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피망을 넣어 달라는 손님의 요구에 오이를 넣어준다.
하지만, 자신은 괜찮으며 다시 부대에 돌아가 파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 중에 하나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소속되었던 곳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후유증을 감추고서라도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군견인 룰루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함에도 장례식에 데려다주는 제안을 쉽게 수락한 이유도 추천서 때문이다.
룰루와 친구가 될 생각은 전혀 없고 그저 빨리 장례식장에 데려다 주고 복귀할 생각만 한다.
룰루의 말썽에 약을 소세지에 넣어 먹인 후 잠을 재우는 등 쉽게 가려고 하지만, 룰루가 산 속에 도망쳐 어느 부부의 집에 함께 머물면서 룰루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너무 평온한 모습을 말이다.
신기한 모습이지만 그저 평온히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룰루의 장단에 맞춰준다. 여전히 룰루를 ‘개’라고 부르면서 말이다.
호칭에서만 봐도 거리감을 알 수 있듯 엄연히 ‘룰루’라는 이름이 있는데도 잭슨은 계속 개라고만 부른다.
가는 길에 룰루의 오빠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퇴역군인의 집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사망한 로드리게스도 전쟁 후유증으로 결국 사망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온 세상을 책임지라고 배웠는데, 친구 집 문을 두드리는 게 결국엔 제일 힘든 일이었네요”라는 말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군인의 삶 외에도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착해야하는 길은 멀고 험했지만, 룰루와 잭슨은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진다. 특히, 잭슨이 뇌손상 후유증으로 힘들어 할 때 묵묵히 룰루가 그 곁을 지켜주며, 힘을 준다.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며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개라는 호칭에서 룰루라는 호칭으로 변하기까지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며, 휴식이 된다.
영화 <도그>는 전쟁 후유증이라는 같은 아픔을 안고 있는 군견 룰루와 특수부대 군인인 잭슨이 서로에게 튼 위안이 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진정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우리에게는 돈과 명예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위로와 따뜻한 휴식, 그리고 곁에 있어줄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오는 26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