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탁월한 화면의 애니메이션 <아인보: 아마존의 전설>은 아마존 깊은 곳에 위치한 숲에 사는 소녀 ‘아인보’가 정령 안내자인 ‘딜로’와 ‘바카’와 함께 정글을 수호하는 판타지 어드벤쳐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인 아인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누구인지 모르는 소녀로 최고의 사냥꾼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실력은 형편이 없고, 가장 친한 친구인 쥬미를 실망시킨다. 마을은 악마 야쿠루나의 저주에 의해 점점 병들어 가고, 자신을 키워준 엄마 같은 존재인 마마 쿠니도 악마 야쿠루나의 저주에 생을 마감한다.

정령을 보는 아인보는 정령 인도자인 딜로와 바카와 함께 저주에서 마을을 구하기위해 모험을 떠난다.

실제 아마존 강 유역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탄탄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아마존의 울창한 숲과 신비스럽고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비밀을 간직한 칸다모 마을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아인보를 포함한 칸다모 마을 사람들의 이국적인 페이스 페인팅은 우리를 아마존의 한 부족으로 데려간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 아인보도 칸다모 마을의 새로운 수장인 쥬미, 아인보의 엄마이자 최고의 사냥꾼인 리제니도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아마존을 구하는 영웅도, 한 부족을 이끄는 리더인 수장도, 여신이라고 칭해지는 최고의 사냥꾼도 모두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또, 아인보의 외모는 모계 유전으로 엄마와 같은 칸다모 부족의 특징을 그대로 띄고 있다. 그 반대로 악을 상징하는 악마 야쿠루나는 뱀의 형상으로 표현되었고 야쿠루나의 혼이 들어가 있는 듀이는 남성이다.

이렇듯 악을 상징하는 존재가 남성, 그것도 부족인이나 유색인종이 아닌 백인으로 표현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깨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

자신의 아이가 아니지만 자식처럼 아인보를 길렀던 쿠니는 정령 인도자를 만난 아인보에게 처음으로 엄마 리제니의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서 마마 쿠니가 말한 정령 인도자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면 스스로 배울 수 없다는 이야기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며, 나아가라는 가르침을 준다.

이런 모험을 통해 아인보는 소녀에서 단단한 영웅으로 변모한다. 또한, 아인보의 친구이자 마을의 지도자간 된 쥬미도 소녀에서 진정한 리더로 변모한다.

신비의 숲인 아마존을 누비는 아인보의 활약을 그린 애니메이션 <아인보: 아마존의 전설>은 아름다운 숲을 망가뜨리는 저주, 즉 괴물은 결국 인간이라는 환경파괴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

악마 야쿠루나는 금을 노린 인간의 욕망으로 문명으로 유혹한 후 중장비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아마존의 숲을 파괴한다.

잔인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자녀와 함께 보기 좋으며,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애니메이션 <아인보: 아마존의 전설>은 오는 26일 개봉하며, 광활한 아마존의 신비한 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극장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