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게 사는 게 곧 행복
‘동화라고 해야 믿을 실화’라며 시작하는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은 서사학자인 알리테아(틸다 스윈톤 분)가 튀루키예의 한 호텔에서 골동품 가게에서 산 ‘채슈미 뷜뷜’이라는 도자기를 씻다가 ‘지니’(이드리스 엘바 분)를 소환하게 되고, 지난 3천 년 동안 지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듣는 내용이다.
3천 년 동안 3번이나 병에 갇힌 지니는 인간의 소원 3가지를 들어줘야 자유의 몸이 된다며, 알리테아에게 소원을 얘기해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사학자인 알리테아는 소원에 관한 이야기 중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걸 못 봤다며 소원을 말하지 않는다.
이에 무려 3천 년 동안이나 자유를 갈망하던 지니는 소원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그동안 자기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지니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도 소원을 말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지니가 “당신의 갈망으로 내가 속박에서 풀려날 수 있다”며 그녀를 압박한다.
결국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소원 3가지를 말한다.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램프의 요정 지니’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영화는 갈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좁은 병에 3천 년이나 갇혀 있던 지니는 자유를 갈망한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갈망하는 소원 3가지를 얘기해 보라고 한다.
그동안 그가 만나온 이들은 소원을 이야기했지만, 3가지를 다 말하기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지니가 다시 병에 갇히고 말았다.
때문에 자유를 향한 지니의 갈망은 더 커진다.
하지만, 딱히 원하는 것 없이 평범한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알리테아는 지니의 압박에도 소원을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어마어마한 부(富)를 달라고 하거나, 막강한 권력을 달라고 요구했겠지만 그 이후의 삶이 어떨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 상당수가 퇴임 후 전과자가 됐고, 많은 기업들이 선대 회장 사망 후 내홍을 겪었다.
어쩌면 오늘 당장 입을 것, 먹을 것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는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은 내달 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