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왕자가 저주에 걸렸다?
이번에는 저주에 걸린 ‘왕자님’이다. 보통의 동화 속에서 저주를 받는 사람은 공주나 여성이고 왕자님이 나타나 구해주는 방식의 구성이 많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프린스 챠밍>에서는 왕자가 저주에 걸리고 그를 구해주는 사람은 여성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챠밍 왕자는 태어나자마자 사악한 마녀의 저주에 걸린다.
그가 걸린 저주는 세상의 모든 여자를 한눈에 반하게 만드는 ‘매력 저주’.
이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가능하다.
모든 여성이 왕자에게 반하기 때문에 왕자는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구해주고 모두와 동시에 약혼을 한다.
그 사실이 알려지며 큰 소동이 일어난다.
왕자는 그 소동 중에서도 안일하게 그 중에 한 명을 골라 결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사랑까지 빼앗는다는 것을 실감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슈렉> 제작진이 만든 애니메이션 <프린스 챠밍>은 저주에 걸린 왕자라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공주의 전유물이었던 저주가 왕자에게 옮겨간 것이다. 하지만, 그 저주라는 것이 모든 여성이 왕자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도 저주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되지만, 저주에 빠져 사랑을 한다면 누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그 나름의 큰 저주일 수 있다.
이름까지도 ‘챠밍’인 왕자는 자신의 매력을 알고 잘 이용한다.
적당히 받아주며, 적당히 거만하며, 매력을 이용해 위기를 넘기고 나름의 우월감을 느낀다.
동화 속 주인공인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구해주고 별 생각 없이 그들 모두와 동시에 약혼한다.
그 사실이 알려지고 남자에게는 모든 남자의 적, 여자에게는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 바람둥이 ‘나쁜 남자’가 되고 만다.
우연히 자신의 매력이 통하지 않는 여도둑 ‘레노어’를 만나고 저주를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진다.
레노어는 챠밍 왕자의 저주가 통하지 않은 유일한 여성으로 돈 때문에 남성으로 속이고 챠밍 왕자의 모험에 동행한다.
챠밍 왕자를 몰래 호위하는 임무를 지닌 레노어는 임무를 완성하면 상당한 금액을 제공 받는다.
거기에 여성이지만 매력이 통하지 않으니 임무에 적격이었다. 하지만, 매력 저주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닫았기 때문이다.
레노어도 모험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열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아쉬운 점은 저주와 역경을 이겨낸 동화 속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희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데랠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자주 잠을 자며, 백설공주는 사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트라우마란 감정적 충격에 의해 지속적으로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심한 경우 정신적 장애를 안겨주는 심각한 증상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한 웃음거리로 여겨져 그 중요성이 희석되어 안타깝다.
그럼에도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중간에 삽입된 OST도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세계 최정상의 뮤지션인 에이브릴 라빈, 애슐리 티스데일, G.E.M이 각각 공주 목소리 연기를 했으며 주제곡까지 함께 부른다.
여기에 여정에서 만난 반쪽 예언가 오라클은 시아가 맡으며 특유의 매력적인 노래가 더해진다.
소재는 참신하나 그 내용은 상상한 대로라 신선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결말이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여도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
매력 저주에 빠진 왕자님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 저주를 푸는 애니메이션 <프린스 챠밍>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