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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남보다 못하면서도 사랑하는 사이

영화 라인 스틸컷

흰색 벽에 온갖 물건이 슬로우 모션으로 와 부딪힌다. 부딪힌 물건은 산산조각이 난다.

그리고 곧이어 분노에 가득한 여자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중년 여성에게 달려들어 싸대기를 후려갈긴다.

뺨 맞은 여자는 피아노에 부딪히며 쓰러지고, 가해 여성은 주위 사람들에 의해 눈밭으로 쫓겨난다.

두 여성은 사실 모녀 사이다. 이 일로 가해자인 딸 마르가레트는 3개월 동안 엄마(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분) 근처 100미터 이내로 접근할 수 없다는 명령을 받게 된다.

마르가레트는 경찰과 함께 집에 가서 짐을 가지고 나와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마르가레트는 집 근처에 가 동네 아이를 시켜 자기 동생을 불러내, 엄마를 때린 건 다 이유가 있었다며 둘러대지만, 몇 살 차이 안 나는 루이즈(인디아 헤어 분)는 언니를 나무란다.

뒤늦게 마르가레트가 집 근처에 온 걸 안 새아빠가 달려와 나무라고, 둘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진다.

다음 날, 퇴원하는 엄마에게 할 말이 있어 기다리던 마르가레트를 본 새아빠는 차로 그녀를 밀어버리려 한다.

늦둥이 딸 마리옹(엘리 스파그놀로 분)이 말려봐도 소용이 없다.

결국 마르가레트는 엄마와 말 한마디 못 나누고 다치기만 한다.

마리옹은 자꾸 마르가레트가 나타나자 법원 판결대로 언니가 엄마 근처에 못 오게 집 근처에 100미터 경계선을 그린다.

집 근처에서 일하던 마르가레트는 동생의 완강한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새 일자리를 구한다.

성탄절에 가족들의 선물을 사 들고 온 마르가레트는 엄마가 그날 이후 한쪽 귀가 안 들린다는 걸 알고는, 이제 안 때릴 테니까 얘기 좀 하자며 난동을 부리다 가족들에 의해 선 밖으로 쫓겨난다.

크리스마스 이후 보름 넘게 언니가 안 나타나자 마리옹은 이제 접근금지 기간도 끝났으니, 언니가 오려나 싶어 선을 지운다.

하지만 마르가레트는 나타나질 않고, 마리옹은 집 밖에 온풍기까지 틀어놓고 밤새 언니를 기다린다.

그래도 언니가 오질 않자, 혹시 운하에 빠졌나 싶어 작대기를 물속에 휘저어 보기도 하고, 지붕에 올라가 언니 이름을 외쳐보기도 한다.

재판 날짜에 맞춰 마르가레트가 집에 오자, 엄마는 무슨 재판에 꼭 갈 필요가 있느냐며 가족인데 그냥 우리끼리 해결하면 안 되느냐며 머뭇거린다.

영화 <라인>은 남보다 못한 가족이자, 남이 아닌 가족이기에 서로 보듬는 애증(愛憎)에 관한 영화다.

음악가인 엄마의 끼를 물려받은 큰딸 마르가레트(스테파니 블렁슈 분)는 엄마와 상극이다.

집안일은 뒷전인 채 수시로 애인이 바뀌는 엄마를 바라보며, 마르가레트는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원래 마음은 여린 여자이지만, 엄마의 철없는 행동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먹부터 나간다.

그래도 엄마를 때리는 건 패륜(悖倫)이다. 법의 힘을 빌려 엄마 곁에 아예 접근도 못 하게 하고, 온 가족들이 어떻게든 마르가레트를 엄마와 떼어놓으려 한다.

늦둥이 막내 마리옹은 큰언니가 자꾸 엄마 앞에 나타나 폭력을 일삼으니, 파란색 페인트로 접근금지선을 그린다.

마르가레트에게 선(line)은 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걸림돌이 되고, 이로 인해 긴장을 유발한다.

그러나저러나 가족은 가족이다. 재판받기 위해 집에 온 딸을 보며 엄마는 우리가 꼭 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머뭇거린다.

제아무리 엄마가 철이 없다고 해도, 딸이 엄마를 때리는 패륜을 저질렀지만, 남이 아닌 가족이기에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면 되지 그걸 꼭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때문이다.

법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거나, 혹은 아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 사람들을 옥죄기 위해 법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개인끼리 다툼이 결론이 나지 않을 때 법이 필요한 것이지, 쌍방이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이 있기에 법의 힘을 빌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면 엄마의 태도가 십분 이해된다.

남보다 못하면서도, 또 가족이기에 서로를 보듬는 가족의 애증 관계를 다룬 영화 <라인>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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