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당신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존재는 단연 스마트폰일 것이다. 아침에 울리는 알람부터 밤에 잠들기까지 오히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적은 존재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단순한 전화를 걸고 받는 소통의 기능을 넘어 정보를 얻고 사진, 문서를 주고받으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물건을 사고 팔며, 송금까지 가능한 손안의 작은 컴퓨터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런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바로 이런 상황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어나는 일들을 살벌하게 보여준다.

화장품 회사의 회사원인 나미(천우희 분)는 술을 진탕 마시고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린다.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누군가 나미의 스마트폰을 줍고 다음날 액정이 깨져 수리점에 맡겨 놓았다는 스마트폰을 무사히 돌려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군가 나미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를 깔고 나미의 일상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통화하고 누구와 톡을 주고받는지, 어떤 사람이 가까운 사람이며 제거되어야 할 사람인지 말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 나미를 고립시킨다. 영화는 준영(임시완 분)이 범인이라는 것을 미리부터 보여주며 나미가 어떻게 당하는지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전화 통화한 여성은 사실 AI를 통해 생성된 목소리로 여성의 목소리이다.

여성과 통화하고 스마트폰을 돌려받았지만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준영이 자신에게 접근해도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라는 호감까지 가진다. 그 사람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져가 자신의 일상을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거기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 고작 3일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갑자기 자신의 딸에게 접근하는 준영을 의심하는 나미의 아버지는 나미의 살인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 제거의 대상이 되며, 준영은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한다.

나미가 다음 범행 타겟이라는 것을 알게 된 형사 지만(김희원)은 7년전 가출한 자신의 아들이 범인임을 직감하고 준영의 흔적을 쫓는다.

영화는 2017년 시가 아키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일본에서 2018년 동명의 영화가 개봉했다.

스마트폰이라는 이제는 너무 흔하고 익숙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내용은 전혀 흔하지도 익숙하지도 않게 흘러간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개인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어떻게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눈을 돌릴 수 없으며 내가 언제 숨을 쉬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만큼 긴박하게 사건이 진행된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가까운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자신을 돌아서는지 보여준다.

나미의 살인을 위해 준영은 나미의 모든 인간관계를 끊어낸다. 철저히 계획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관계란 조금의 의심으로 인해도 바로 끊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을 마주했을 때 진정으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절대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내 스마트폰은 보안이 잘 되어 있는지 안전한지 의심하게 된다.

영화의 또 하나의 힘은 바로 연기자들의 찰떡 같은 연기에 있다.

천우희 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친근함을 불러 일으키며 내가 타겟이 될 수 있다는 현실성을 부여한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연기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극 중 나미의 감정에 공감하게 한다.

거기에 임시완의 서늘한 눈빛은 사이코패스라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묻어나 마치 자신의 옷을 입은 듯 선명하게 각인된다.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내용이나 연출뿐만 아니라 배우의 연기까지 모두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누구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오는 17일 공개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