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전도연은 없다!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사랑스러운 남행선 역을 소화한 전도연이 이번에는 잔혹한 킬러로 돌아온다.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인 길복순(전도연 분)은 차민규(설경구 분)가 운영하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잔혹한 킬러이지만 15세 아이의 엄마로 이중생활을 하는 길복순은 살인보다 양육이 더 힘들다.
딸 길재영(김시아 분)에게 풍족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숨겨야 했던 길복순은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사건에 휘말린다.
엄마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실패로 꾸미고 받은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청부살인 연합의 규율을 어긴 것이다.
이 사건으로 길복순을 중심으로 피바람이 불게 된다.
영화 <길복순>은 73회 베를린영화제 특별부문에 초정돼 월드프리미어로 처음 관객을 만났다.
특별 부문은 대중성을 띤 작품부터 독특한 형식 등으로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줄 만한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초청된다.
특히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도연의 출연에 관심이 더 컸다고 한다.
<길복순>의 영어 제목은 ‘Kill Boksoon’으로 영화 <킬빌>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선혈이 낭자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유혈이 낭자한 살인을 하면서도 길복순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청부살인이라는 직업과 엄마라는 위치 차이만큼 말이다.
더욱이 딸 때문에 은퇴를 고려하면서 더 큰 분쟁에 휘말리고 더욱 잔인한 살인의 세계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처음 벌거벗고 아스팔트에 누워있는 배우는 황정민으로, 야쿠자의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길복순에 의해 청부살해를 당하는 특별출연을 하지만, 짧지만 굵게 관객에게 자신을 각인 시킨다.
길복순 역의 전도연도 짧은 치마의 유니폼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짧은 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이 불리한 것 같은 도구는 버리는 빠른 판단력을 보여주며, 천부적인 킬러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이 출연하며, 드라마 <환혼>에서 장욱역을 맡았던 이재욱도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끈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시중일관 피의 향연을 보여준다.
살인을 예술로 승화한 듯 아름다운 전도연의 액션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원래 액션을 전문으로 하는 액션배우를 보는 것 같다.
긴 액션에서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연출의 힘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힘도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끝까지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거기에 성 소수자 문제, 학대, 자식을 도구로 여기는 부모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녹여냈지만, 화려한 액션에 눈길이 가 그 의미 전달이 부차적으로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판 <킬빌>을 보는 듯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은 오는 31일 공개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