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가 사실이라면에서 출발
우리나라를 건국한 단군에 대한 신화에 따르면, 곰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고 나온다.
사람이 된 곰이 낳은 아들이 바로 단군이고, 단국이 건국한 나라는 실존했으니, 그렇다면 곰이 사람이 됐다는 설도 사실이지 않을까?
바로 이런 상상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웅남이>이다. 1997년 자연에 방생된 쌍둥이 아기곰 ‘웅남이’와 ‘웅북이’가 100일 동안 추적이 안 되자, 그들을 연구하는 박사(오달수 분)가 아내(염혜란 분)와 함께 새끼 곰을 추적한다.
웅남이의 추적기를 따라 한 동굴에 들어가니 그곳에 작은 아이가 한 명 있어, 평소 아이를 간절히 원한 박사의 아내가 소년을 데려와 자식처럼 키운다.
그렇게 25년의 세월이 흘렀고, 장성한 웅남이(박성웅 분)는 과속단속 카메라에 찍힐 만큼 빠르고, 한 손으로 트럭을 들 정도로 힘이 세고, 후각과 청각도 뛰어난 장점을 살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말봉(이이경 분)이 사정사정해 도박장에 가서, 야바위를 하다가 경찰에 걸리고, 경찰은 마침 자기들이 쫓고 있는 조직의 보스 이정식(최민수 분)의 양아들 이정학(박성웅 분)과 너무나 똑같은 외모를 보고 웅남이를 이정학으로 둔갑시켜 조직에 침투할 계획을 세운다.
이에 경찰은 웅남이와 합숙하면서 이정학과 이정식에 관한 모든 내용을 파악하는 건 물론, 이정학의 말과 행동까지 그대로 재연하도록 훈련한다.
그렇게 훈련이 끝나고, 웅남이는 이정학인 척 이정식에게 접근해 그가 퍼트리려는 바이러스가 든 가방을 넘겨 받는다.
영화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그에 집중하지 않고, 극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며, 극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개그 코드를 넣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의 말처럼, <개그콘서트> 같은 재미는 없지만, 웅남이가 합숙하는 장면에서 소소한 재미나 웅남이가 도박장에 갔을 때 단속 나온 경찰로 하필 실제 도박전과가 있는 개그맨 김준호가 등장한다든지 하는 재미는 있다.
어쩌면 개그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시종일관 웃기기만 하고, 내용은 하나도 없는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게 더 마이너스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 측면에서 박성광 감독이 제대로 판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직 보스 이정식으로 출연한 최민수는 박성광 감독에 대해 현장에서 키가 가장 작았지만, 연출에 있어서 주저함 없이 훌륭히 소화했다며, 작품은 친분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고 (배우 입장에서) 대중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될 때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영화 <웅남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