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아 공포감↑
인류가 지구가 살기 이전인 6500만년 전, 소마리스 행성에 사는 고도 문명의 외계인이 새로운 행성 탐사를 위해 ‘조익탐사선 3703’호를 타고 비행 도중, 유성과 부딪히는 사고를 겪는다.
이 사고로 냉동수면캡슐이 고장 나고, 조종사 밀스(아담 드라이버 분) 혼자 깨어나 수동으로 탐사선을 조종한다.
하지만 기체가 파손된 까닭에 GPS에도 잡히지 않는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다.
유일한 생존자인 밀스는 전자총을 들고 탐사선 밖으로 나가본다. 그곳엔 빛도 없고, 원시림 같은 분위기에 아무런 생명체도 살지 않는다.
반으로 두 동강 난 탐사선에서 밀스는 계속 구조요청 메시지를 보내지만 아무 소식이 없자 그냥 목숨을 끊을까 하다가 딸이 생각나서 그러지 못한다.
그 와중에 냉동수면캡슐 9개가 고장 나서 생존자 자기 혼자라고 생각했던 밀스는, 한 소녀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소녀를 캡슐에서 꺼낸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밀스는 혼자 탐사선 밖으로 나가 살펴보다가 공룡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그 와중에 아까 구조했던 소녀가 밖으로 나오자 밀스는 소녀를 뒤쫓다가 공룡이 쫓아오자 소녀를 데리고 탐사선 안으로 들어온다.
언어가 달라 소녀와 말이 통하지 않아 승객명부에서 찾아보니 이름이 코아(아리나 그린블랫 분)인데, 함께 탄 그녀의 부모는 모두 사망했다.
밀스는 탐사선 반쪽을 찾기 위해 코아와 함께 산꼭대기로 이동한다.
12km나 되는 길을 걸어서 가는 동안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관객도 주인공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아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새끼 공룡을 도와주기도 한다. 오히려 나를 해칠 수 있는 맹수를 측은지심으로 돕다니 밀스는 기가 막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아의 행동을 보며 죽은 딸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밤이 되자 밀스는 동굴 앞에 탐지기 여러 대를 설치하고 자다가 말 그대로 집채만한 공룡이 동굴 밖으로 나오자 도망친다.
새로운 동굴로 피신한 후, 두 사람은 산꼭대기로 가기 위해 바위를 폭파해 지나가다 바위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코아는 밖으로 나갔지만 동굴 안에 갇힌 밀스는 출구를 찾다가 공룡의 공격을 받는다.
구사일생으로 밀스도 무사히 동굴 밖으로 나오지만,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코아를 찾아 나서고, 늪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영화 <65>는 지구에 아직 인류가 살기 전이 6500만년 전, 외계인이 우연히 지구에 불시착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밀스와 코아 두 사람은 살기 위해 어떻게든 산 정상까지 가야 하지만, 육식공룡들이 득실대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
밀스는 코아를 보며 죽은 딸을 떠올리며 그녀를 보살피지만, 코아는 부모가 죽은 걸 모르고 산꼭대기에 가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밀스를 따라나섰다가 진실을 알고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밀스는 코아에게 사과한 후, 이곳을 떠나려 하지만 소행성의 추락과 공룡의 공격으로 그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것 역시 또 다른 공포 요소로 다가온다.
뒤에 공룡이 나타났으니 뛰라는 말조차 서로 통하지 않으니 위험에서 벗어나기는커녕 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소통이 안 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민생은 뒷전인 채 싸움만 일삼고, 일본 언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정작 대통령실은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서로 다른 말을 한다.
들었다는 사람이 있는데 말한 사람이 없으니, 극 중 코아와 밀스를 닮았다.
말이 통해야 국민에게 필요한 법과 제도도 만들고, 외교도 할텐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싸움만 한다.
특히 외교적으로 다른 말을 하다가 자칫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각본가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65>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