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의 복잡한 심정 잘 그려
어릴 때 프랑스로 입양된 프레디(박지민 분)가 우연히 한국을 방문한다.
2주 정도 있으며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그녀는 게스트하우스 직원 테나와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것저것 한국에 대해 알아간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냉장고에서 소주 1병을 꺼내더니 옆 테이블 남자들에게 가서 합석해도 되냐고 하더니, 테나는 물론 또다른 테이블의 손님들까지 합석을 권한다.
술이 떡이 돼서 자다가 깬 프레이는 옆에 왠 남자가 자는 걸 보고 깨워서는 혹시 우리 같이 잤느냐며, 기억이 안 나니까 다시 한번 관계를 맺자고 한다.
날이 밝자 프레디는 입양기관을 찾아 혹시 친부모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알아본다.
다행히 가져온 사진 뒷면에 적힌 숫자로 입양카드를 찾아 부모의 현재 거주지를 알아낸다.
하지만, 부모에게 연락해 보고 싶냐는 입양기관 직원의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한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쉬고 있는데, 입양기관에서 연락해 와 생부와 연락이 닿았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테나가 대신 전화를 해보니, 일 때문에 서울까지 못 가니까 주말에 군산으로 올 수 있겠느냐고 한다.
알았다고 답하고 테나와 함께 군산으로 가던 프레디는 마음이 복잡한지 기사에게 버스를 다시 돌려 서울로 가자고 소리친다.
결국 군산에 도착한 프레디는 할머니(허진 분)와 고모(김선영 분), 아빠(오광록 분) 그리고 두 명의 이복 여동생과 만난다.
‘연희’에게 할머니는 그땐 사정이 너무 안 좋아서 그랬으니,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고모는 파리에 사느냐, 형제는 있느냐, 결혼은 했느냐 묻고, 아빠는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를 따라 고향에 가는 내내 프레디는 뚱한 표정이다. 아빠는 괜찮다는 프레디에게 억지로 발레 슈즈를 사 주고, 새만금에서 회를 먹으며 생모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
하룻밤도 같이 안 지내고 바로 가려던 프레디는 마음을 바꿔 3일 동안 아빠 집에서 함께 지낸다.
아빠는 여기서 같이 살면서 결혼도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지만, 프레디는 자기는 프랑스 사람이고, 프랑스에 가족도 있어서 그럴 수 없다며 바로 거절한다.
3일째 아침이 밝자 프레디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족들과 헤어져 서울로 온다.
다시 입양기관에 가서 당장 친엄마 주소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지만, 규정상 그럴 수 없다는 답을 듣는다.
2년 후, 서울의 한 술집에서 중년의 프랑스 남자에게 접근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던 프레디는, 같이 방으로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즉석만남을 한 후, 프레디는 한 타투가게 사장에게 같이 놀러 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는 프레디에게 오늘 프레디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다들 모였다며 다같이 놀자고 말한다.
다시 5년 후, 프레디는 맥심과 함께 출장차 한국을 찾았다가 7년 만에 고모와 아빠를 만난다.
맥심과 함께여서인지 세월이 흘러서인지 프레디는 예전보다 아빠를 편하게 대한다.
다음 날, 프레디는 입양기관의 연락을 받고 친모를 만나기 위해 전주로 향한다. 그렇게 30여년 만에 친모와 만난 프레디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1년 후, 생일을 맞은 프레디는 번역기를 이용해 친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메일을 보내지만, 존재하지 않는 계정이라며 반송된다.
영화 <리턴 투 서울>은 2주간의 휴가 기간에 일본 도쿄로 여행가려다 기상상황 때문에 뜻하지 않게 서울로 온 한 입양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캄보디아 출신의 데이비 추 감독의 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감독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출신 입양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고, 한국에서 촬영했기에, 한국에서 개봉하는 것이 의미있게 다가온다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이 “너무 낯설어서 외국영화 같다”고 했는데, 외국인의 시선으로 만든 영화이니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입양의 역사를 제대로 못 담았을까 부담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의 지인이 추천해 이번에 처음 연기자로 데뷔한 박지민은 “전문연기자가 아니어서 본능에 이끌려 상상력을 보태 연기했다”며 초등학생 때 프랑스로 이민 간 후, 프랑스인도 한국인도 아닌 ‘짬뽕’ 같은 상황이라 입양인의 마음을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극 중 프레디는 30여년 동안 프랑스에서 프랑스인 가족과 살고 있지만, 친부는 넌 한국인이고, 한국이 고향이니, 여기서 같이 살자는 요구를 받고 당황한다.
한국말도 못 하고, 국적도 프랑스인 그래서 스스로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태어났고, 전형적인 한국인 얼굴이니 한국사람이라는 말이 그녀에겐 혼란스럽다.
아마도 입양인뿐 아니라, 교포 2세, 3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도 내 부모도 이곳에서 태어났는데, 할아버지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너는 한국사람이라는 말에 쉽게 동의가 될까 싶다.
한편, 또 그 나라 사람들에겐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니, 박지민의 ‘짬뽕 같다’는 표현이 이해되기도 한다.
태어난 나라와 사는 나라가 달라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해외입양인의 심정을 잘 볼 수 있는 영화 <리턴 투 서울>은 내달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