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소재로 한 엑소시즘 영화
1987년 6월 4일 이탈리아의 한 마을, 자신을 군대이자, 사탄이라고 말하는 한 남성에게 구마의식을 행하기 위해 바티칸 수석 구마사제 가브리엘 아모르트(러셀 크로우 분) 신부가 찾아가 살살 약을 올려 남자의 몸에 깃든 사탄을 데려간 돼지의 몸속에 들어가게 유도한다.
그렇게 능숙하게 또 한 건의 구마의식을 마쳤지만, 교황청에선 위원회를 열어 허가받지 않은 구마의식을 행했다며 징계를 논의하자 그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기를 임명한 교황에게 따지라며 반발한다.
한편,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유산으로 받은 수도원을 복원하기 위해 줄리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스페인에 위치한 산세바스티안 수도원으로 이사한다.
문제는 아들 헨리가 이사 후 갑자기 이상행동을 해서 병원에 데려가 봐도 원인을 찾지 못한다는 것.
병원에서 다시 집에 돌아온 후, 헨리가 이상행동을 보이며 “그 사제를 데려 오라”며 소리치자 지역의 젊은 사제를 데려온다.
하지만 “이 새끼가 아니”라며 냅다 토마스(다니엘 조바토 분) 신부를 내리꽂자, 교황은 직접 가브리엘 신부에게 헨리의 구마의식을 부탁한다.
줄리아는 대체 왜 교황청까지 나서서 자기 아들에게 관심 갖는지 알 수 없어 반발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가브리엘 신부를 믿고 구마의식을 행하기로 한다.
그러나 제아무리 베테랑 구마사제여도 이번 사탄은 힘이 너무 막강해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이에 가브리엘 신부는 헨리의 몸속에 있는 사탄의 이름을 알면 좀 더 수월하게 구마의식을 행할 수 있다며, 토마스 신부와 함께 수도원 곳곳을 살펴본다.
그리고 지하에서 그동안 교황청이 숨겨 놓은 비밀을 마주하게 되고, 헨리에게 깃든 사탄이 지옥의 왕 아스모데우스인 걸 알아낸다.
사탄의 이름을 알아낸 가브리엘 신부는 순조롭게 구마의식을 진행하고, 다 끝났나 싶은 순간 더 큰 일이 벌어진다.
영화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은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로마 교황청 공식 구마사제로 활동한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의 저서 <구마사제가 들려주는 구마에 대한 이야기>와 <구마: 한 사제의 구마 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2016년 그가 선종하기 전 회고록의 판권을 확보한 마이클 패트릭 카츠마렉 프로듀서 덕분에 영화화가 가능했는데, 촬영 전 직접 바티칸을 방문해 그의 흔적을 되짚어 본 러셀 크로우는 “람브레타 스쿠터를 타는 개성이 넘치는 신부님의 독특함, 정형화되지 않은 구석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속 그는 사탄이 성서 속에나 있는 단순한 ‘개념’이지, 요즘의 현실 세계에 실제로 무슨 사탄이 존재하느냐는 젊은 사제들에게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구마(驅魔)를 위해선 심리학을 이용하기도 하는 보수적이면서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기존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영화보단 덜 무서운(?) 영화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은 오는 10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