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물의 청량함 대신 불편함 한가득
졸업을 6개월 앞둔 남녀 고교생이 모여서 술판을 벌인다. 다른 커플들은 취한 걸 핑계로 잠자리를 시도하지만, 전혀 그럴 기미가 안 보이는 정훈의 모습에 지역 농산물 아가씨 선발대회 우승자인 미자가 먼저 정훈에게 사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이다. 그동안 미자가 원하면 어떤 남자도 사귈 수 있었지만, 정훈만은 예외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족제비’에게 승희가 당하고 있는 걸 본 정훈이 족제비를 때려눕힌다.
정훈의 친구들은 이제 큰일 났다 싶어 평소 족제비가 짝사랑하는 미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정훈을 건들지 말라는 미자의 부탁에 족제비는 죽을 정도로 패진 않고, 적당히 패겠다며 강제로 미자에게 입을 맞춘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두 사람이 입맞추는 걸 본 정훈은 미자가 헤픈 여자인 걸로 오해한다.
얼마 후, 정훈이 족제비 일행에게 맞아 팔 인대가 끊어져 곧 있을 복싱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
복싱으로 큰돈을 벌어 자기를 키워준 조부모에게 효도하려던 정훈의 계획이 물거품 되자, 승희는 이게 다 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평생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졸업 후 취업도, 진학도 안한 정훈은 어느 날, 할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 찾아오라던 깡패를 찾아가 밑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한 보람도 없이 결국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3년 후, 승희와 결혼한 정훈은 여전히 용역깡패로 일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훈의 사장이 새로 오픈하는 클럽의 경리로 미자가 오자 당황한다.
그런 가운데, 족제비가 출소하자 미자는 (자기가 정훈을 위해 무슨 일까지 했는데 이를 몰라주는 정훈이 미워) 정훈이 자기 눈앞에서 안 보이게 해 달라고 족제비에게 부탁한다.
이 과정에서 정훈의 보스가 죽고, 정훈은 은퇴를 결심한다.
하지만, 보스의 장례식장에 미자와 함께 있는 정훈을 본 승희가 둘 사이를 오해해 잠적한다.
승희와 정훈이 다시 만나지만, 서로 오해 때문에 다투다가 결국 정훈은 그토록 자기가 미워하던 자기 아버지와 똑같은 우를 범한다.
영화 <바람개비>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청춘 액션 느와르 영화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가족이 해체된 정훈은 자기를 키워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 권투선수를 꿈꾼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이성에게 관심 두지 않고 오로지 복싱대회만 준비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위험에 처한 친구를 구해주다가 의도치 않게 어둠의 길로 빠지게 된다.
느와르를 표방하다 보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둡다.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기에 청춘물에서 볼 수 있는 청량함은 없다.
B1A4 출신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4> 등에 출연한 차선우가 주인공 정훈 역을 맡았고,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의 유지애가 정훈의 아내 승희 역을 맡았다.
또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등에 출연한 김소희가 정훈에게 복수를 꿈꾸는 미자 역을,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의 이원석이 정훈과 맞붙는 족제비 역을 맡았다.
영화 <바람개비>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