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서도 신앙 지켜
2019년 영화 <교회오빠>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호경 감독이 이번엔 영화 <울지마 엄마>를 선보인다.
전작에선 암에 걸린 상황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켰던 故 이관희 집사의 모습을 그렸고, 이번엔 암 4기 환자 4명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려 결혼하지 않은 이 감독의 누나 은경 씨가 위암 4기 진단을 받자 비관론자인 이 감독은 누나를 위해 암환자 커뮤니티에 가입한다.
그곳에서 그는 7살 아들을 둔 39살의 중학교 음악교사 김정화 씨와 고대 안암병원 레지던트 생활 중 암에 걸려 수술받은 후 이 커뮤니티에서 봉사 중인 의사 정우철 씨, 이혼 결심 후 암에 걸려 두 딸을 위해 이혼을 미루고 투병 중인 초등학교 교사 김현정 씨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정화 씨는 교육대학원에 만난 남편과의 사이에서 10년 만에 얻은 아들 서진이가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엄마의 죽음을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 마지막에 집에서 16일간 요양하다가 결국 병원으로 옮겨 생을 마감했다.
우철 씨는 남들이 부러워할 의사라는 직업도 가졌고, 간호사들에게도 친절하고, 수술도 곧잘 하는 외과의사였지만, 불규칙한 식사로 위암에 걸렸다. 그는 죽기 직전 아들에게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직업을 가지라고 말한다.
또 둘째 딸이 대학에 갈 때까지만이라도 살고 싶다던 현정 씨는 아이들에게 누워만 있던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 다시 복직했지만, 결국 8개월 후 가족들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다.
이 감독의 누나인 은경 씨는 4기 진단을 받은 후 4년 동안 살다가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지내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들 4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성경 구절 한 구절조차 화면에 나오지 않지만, 기독교 신앙을 잘 보여주는 까닭에 지난해 열린 제7회 한국기독교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이들이 하루라도 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했던 소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엄마>는 오는 17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