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경계가 무너진 몽환적인 영화
영화 <지구 최후의 밤>의 비간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카일리 블루스>가 국내 개봉한다.
영화 <카일리 블루스>는 2015년 작품으로 제68회 로카르노영화제 신인감독상, 제52회 금마장 신인감독상 등을 받았다.
의사이면서 시인친 천성은 카일리라는 도시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진료소에서 일하며 단조로운 생활을 하던 어느날부터 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이기 시작하고, 버려진 조카를 찾기 위해 카일리를 떠나 전위안으로 향한다.
조카 웨이웨이를 찾아 떠나는 길에 사람들을 만나고 당마이라는 작은 마을도 통과하며 천성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영화는 안개 낀 마을인 카일리를 배경으로 몽환적으로 진행된다.
조카를 찾아 길을 떠나는 로드 무비 같으면서도 그 사이에 펼쳐지는 천성의 과거 모습들이 뒤 섞여 독특하게 전달된다.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과거 혹은 현재의 시간 개념이 무너지고 뒤섞이며 조금씩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에서 만나는 인물은 모두 과거의 누구와 닮아 있다.
영화 속에 깊이 스며들어야 과거와 현재가 구분되기 시작하고, 천성의 아픈 가족사를 이해하게 된다.
롱테이크의 장면들은 실제 그 장소에서 같이 보고 느끼게 하지만,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이며 장소의 경계 또한 모호하다.
시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보니 뚜렷한 내용이 전개되진 않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유의할 것.
하지만, 천성의 모습이 바로 현대인의 모습인 것을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자주 등장하는 시계와 시계 그림에 유의해보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는 24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