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시아버지의 65세 생일을 맞아 손님들을 집에 초대해 즐겁게 놀던 중 타에코(키무라 후미노 분)의 아들 케이타(시마다 데타 분)가 욕조에 빠진다.
그렇게 아이를 잃은 타에코와 지로(나가야마 켄토 분)는 왜 재혼 후 케이타를 입양해 호적에 올리지 않았는지 조사를 받는다.
그나마 아이가 실수로 익사한 것이 밝혀져 부검은 하지 않고 곧바로 장례절차가 진행된다.
오셀로 챔피언이었던 케이타의 죽음이 기사화되자, 4년 만에 케이타의 생부(스나다 아톰 분)가 장례식장에 나타나 아무 말 없이 타에코의 뺨을 후려갈긴다.
안 그래도 울고 싶은데 뺨을 맞으니 타에코는 주저앉은 채 통곡한다.
장례를 마친 후, 타에코는 전 남편인 신지에게 작년에 한국의 가족이 보내온 여권과 편지를 전달한다.
다음 날, 신지가 시청에 찾아오자 한국수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물색하다가 생활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타에코가 통역을 자처한다.
시청 복지과 주임인 지로는 그래도 밖에서 따로 만나는 것보다는 낫다며 계속 신지의 통역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케이타는 최근 신앙을 갖게 된 시어머니에게 진작에 교회에 다녔으면 케이타를 지킬 수 있었을지 묻는다.
이에 시어머니는 꼭 죽지 않는 게 지키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다음 날 혼자 집에 있는데 지진이 발생하자 타에코는 아들 케이타와 마지막으로 둔 오셀로 판을 챙긴다.
며칠 후, 타에코는 전 남편을 집으로 내려와 당신만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며 부탁할 게 있다고 말을 꺼낸다.
한편, 지로 앞에 전 여자친구가 나타나 이별 통보를 받고, 두 사람(타에코와 지로)이 불행해지길 바랐다며, 케이타가 죽은 게 다 자기 탓 같다며 눈물을 흘린다.
얼마 후, 신지에게 한국에서 편지 한 통이 왔는데, 부친이 위독하단다.
이에 타에코는 신지 혼자 가게 할 수 없다며 그를 따라 한국행 배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한국에 도착한 후에야 신지가 거짓말했다는 걸 알게 된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타에코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로와 일상을 이어간다.
영화 <러브 라이프>는 동명의 노래를 듣고 감독이 이를 모티프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청각장애인 박신지와의 사이에서 아들 하나를 둔 타에코는 남편이 집 나가서 4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지로와 재혼했다.
원래 애인이 있던 지로는 타에코의 상황을 다 알면서도 결혼했고,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전 남편을 잊지 못해 타에코는 사회복지사가 됐고, 아들이 죽은 후 다시 전 남편이 나타나자 흔들린다.
같이 애도 낳았으니 한때 열렬히 좋아했겠지만, 두 사람은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타에코는 전 남편과 현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간다.
타에코는 일본에서 일본수어도 아닌 한국수어를 하는 신지가 혼자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자신이 기꺼이 그의 통역사를 자처한다.
신지가 청각장애인으로 설정된 이유에 대해 후카다 코지 감독은 두 사람만의 공통된 언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잃은 친엄마와 새아빠, 이혼한 친아빠 세 사람의 감정을 잘 그린 영화 <러브 라이프>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