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외국영화톱기사

국가를 위해 일한 남자, 버림받다

영화 오펜하이머 스틸컷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가 10일 언론에 공개됐다.

오펜하이머 박사가 의회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종전 후인 1947년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그를 찾아와 자리를 제안한다.

그는 위원장에게 자기의 이력을 모르냐며, 당시엔 애국이었을지 몰라도 이젠 시대가 변했다고 말한다.

이후 그는 칼텍(캘리포니아 공대)과 버클리 두 곳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안받고, 이를 수락한다.

하지만, 강의만 한 게 아니라 정치적 모임에 참석해 인종통합 등을 주제로 토론하자, FBI의 주목을 받는다.

모임에서 만난 진이라는 공산당원과 뜨거운 밤을 보낼 정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신문기사를 통해 독일의 과학자들이 중성자로 원자를 쪼갰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이 기사를 보고 폭탄을 떠올린다. 그리고 얼마 후,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다.

그런 가운데 오펜하이머는 다른 박사의 아내 키티와 가까운 사이가 되고, 결국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

오펜하이머는 진에게 이를 고백하고, 키티는 오펜하이머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 절차를 밟는다.

출산 후, 키티는 산후우울증에 시달리고, 아내 대신 육아에 힘 쏟던 오펜하이머에게 ‘맨하튼 프로젝트’ 참여 요청이 들어온다.

그는 4곳에 각각의 연구소를 세우고, 이들을 철도로 연결하는 한편, 연구원들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지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나치보다 먼저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론부의 계산으로 원자폭탄이 세상을 파멸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는 걸 확인한 그는 긴장한다.

아인슈타인을 찾아가 의논하니, 어느 쪽도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며 이 계산 결과를 나치에게도 알리라는 답이 돌아온다.

한편, 정치권에서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수소폭탄을 만들어야 하는 것 논의가 나오자, 오펜하이머는 만약 우리가 수소폭탄을 만들면 소련도 만들 텐데, 차라리 국제규약을 통해 누구도 수소폭탄을 못 만들게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다.

독일이 패전한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트리기 위해 저울질한다. 이를 위해 오펜하이머는 포츠회담 전에 실험을 마치기 위해 준비한다.

300년 물리학의 역사 중 가장 큰 성과가 실현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 모두 기뻐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일은 이미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그대로다.

정치적 이념이 다른 독일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고 원자폭탄을 만들었지만, 결국 다른 나라를 멸망시키는 수단이 되자 오펜하이머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런 그에게 트루먼 대통령은 누가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투하 명령을 내렸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를 다그친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는 칭송받는 오펜하이머는 계속해서 국제적 규약을 통해 누구도 수소폭탄을 만들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제안하지만, 트루먼은 이를 거부한다.

정부 눈엔 오펜하이머가 눈엣가시가 되자, 증인 명단도 주지 않고, 기자나 청중도 없고, 증거를 입증하지 않아도 되는 (그에게 불리한) 비공개 청문회를 연다.

국가를 위해 일한 오펜하이머가 한순간에 국가권력에 의해 ‘빨갱이’로 몰리자, 아인슈타인은 그에게 자기처럼 조국을 떠나라고 권면하지만, 그는 이를 거부한다.

영화는 무려 3시간이란 긴 시간을 할애해 이론가인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 개발을 앞두고 고뇌에 빠지는 내용을 보여준다.

초반에 과학이론도 자주 등장하는 까닭에, 과학 문외한에겐 다소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론가인 그가, 이론이 현실이 되려는 순간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뇌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 그는, 전쟁을 한순간에 끝낸 영웅에서 ‘빨갱이’로 전락해 고초를 겪었다.

전쟁과 평화 중 어디에 가치를 둬야 할지 삼척동자도 알만한 걸, 국책사업의 방해꾼이라며 그를 사회에서 매장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가슴이 답답하다.

언제나 국가의 결정이 모두 옳을 수는 없다. 특히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결정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기 힘들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일했지만, 국가에서 팽당한 과학자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