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린 인간군상을 나타내
넷플릭스에서 고현정, 나나, 이한별이라는 배우를 3인 1역으로 캐스팅하며 외모 콤플렉스와 살인이라는 키워드로 시선을 끄는 시리즈 <마스크걸>을 공개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파격적인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웹툰 <마스크걸>이 원작으로,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쇼걸 아름으로, 수인 번호 1047로 인생을 산,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렸다.
직장인 김모미(이한별 분)는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한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그녀의 원래 꿈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남들에게 주목받는 인생이었다.
평범함을 넘어 남들에게 못생겼다는 인상을 주는 김모미는 화려한 춤솜씨와 멋진 몸매로 밤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한다.
직장에서는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지만, 밤에는 화려한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살인 이후 얼굴을 성형하고 2번째 인생인 쇼걸 아름(나나 분)으로 살아간다.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아름은 교도소에서 제3의 인생, 수인 번호 1047(고현정 분)로 살아가게 된다.
시리즈는 회차마다 중점이 되는 주인공이 다르게 구성돼 있다.
1화는 평범한 직장인인 김모미와 마스크걸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2화로 넘어오면서 김모미의 주변인이자 존재감 없었던 직장동료 주오남의 이야기로 넘어온다.
주오남은 배우 안재홍이 열연했는데 특수분장을 2시간이나 했을 정도로 공들여 변신한 모습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전혀 존재감이 없던 인물이 등장하며 사람이 보는 관점이나 관심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꼬집는다.
김모미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었음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에 경악하게 한다.
거기에 안재홍의 외적 모습은 웹툰의 주오남을 그대로 옮겨 온 모습으로, 안재홍이라는 배우는 보이지 않고 오직 주오남만 보이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안재홍이라는 배우가 가지는 가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며, 과감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3화에는 김경자 역 염혜란의 이야기가 시작되며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김경자는 주오남의 엄마로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의 복수를 위해 마스크걸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세상에서 자기 아들이 최고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인물로 아들을 어렵게 키운 만큼 아들에 대한 환상을 가진 인물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아들을 욕해도 절대 그런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잘못 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변하듯 모든 원망과 잘못이 김모미에게 향해있다.
이렇듯 모든 인물은 어딘지 어긋나있다.
도덕적 잣대에도 비켜나가 있고, 모두 상처 받은 인물이지만 동정할 만한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모순된 모습을 가진다.
김모미는 마스크걸로 활동하며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는 채팅 원들은 강제로 퇴장시킨다.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유부남 상사를 좋아하고, 자신이 유부남과 모텔에 가는 것은 사랑이지만, 예쁜 직장동료 아름과 상사의 불륜은 지탄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거기에 성형으로 얼굴을 바꾼 제2의 인생에서 아름이라는 예명을 사용한다.
바로 자신이 짝사랑했던 상사의 불륜 대상자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자기 아이의 이름은 김미모로 지어 성형으로 아름다워졌음에도 외모에 집착하는 마음을 다음 대에도 물려준다.
주오남은 어떤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김모미를 스토킹하고, 상사의 불륜 대상자가 아름이라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자신이 사랑하는 김모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 김모미가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에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받는다.
김모미를 사랑하면서 자신이 사람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도 김모미가 마스크걸인 것을 알고 나서 싹튼 사랑이다.
결국 그의 사랑은 성폭행으로 끝을 맺으면서 인간이 가진 모순을 철저히 드러낸다.
주오남의 어머니인 김경자도 아들의 집에서 나온 토막 시체가 자기 아들이 아님을 알고 너무 다행이라며 좋아한다.
아들이 죽인 사람일 수 있는데 ,자기 아들만 죽은 것이 아니면 된다는 인간의 이기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많은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아들을 미화한다.
거기에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는 김모미에게 자신만의 복수를 끈질기게 실행한다.
김모미를 죽여야 그 죄가 사해진다고, 자신이 괴로운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비정상적인 복수를 단행한다.
모두 상처 받은 영혼을 넘어 비틀려서, 용서하지도 용서 받지도 못할 지경까지 이르는 결말로 달려간다.
전체 시리즈를 이어본다면 더 재미있겠지만 각 화만 본다고 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게 구성이 잘 되어있다.
특히, 3인 1역이라는 설정이 어색하지 않게 매끄럽게 연결돼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진다.
시간 순서로 구성돼 있어 나이가 든 김모미를 연기하는 고현정을 보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단점.
호불호가 갈릴 내용으로, 웹툰을 보지 않고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웹툰의 주요 에피소드들이 들어있어 모르고 보는 것이 더 신선한 충격을 준다.
살인, 성폭행 등의 불편한 장면들이 다수 포함돼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비틀린 인간군상을 모두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오는 18일 공개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