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도 곁에 있어야 해서 무서운
무명 배우인 현수(이선균 분)는 자다가 깨서 돌아다니는 건 둘째 치고, 배역이 사라질 정도로 얼굴을 긁고, 냉장고를 열어 생고기와 날계란은 물론 생선까지 날것으로 먹는 기이한 행동을 한다.
급기야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하자, 수진(정유미 분)과 당장 수면클리닉을 찾는다.
수면클리닉에 다녀온 첫날 얌전히 침대에서 잘 자는 남편을 보고 안심한 수진은, 주방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얼마 후, 출산한 수진에게 친정엄마(이경진 분)는 의학적으로 안 되면, 신적으로라도 치료(굿)하자고 말한다.
게다가 현수 역시 근처에 따로 오피스텔을 얻어서 자겠다고 하지만, 수진은 같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지 회피는 싫다고 말한다.
결국 방문에 종을 달고, 현수가 침낭에 들어가서 자도, 몽유병 때문에 일가족이 죽었다는 기사를 본 수진은 불안해서 아이와 함께 욕조에서 잔다.
병원에서도 확실한 치료법을 제시 못 하자 결국 현수를 방에 가둔 채 따로 자고, 수진의 엄마는 무당을 데려온다.
무당은 수진이 데려온 남자 귀신이 현수에게 달라붙었다고 말한다.
귀신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무당의 말에, 수진은 과거 자기를 좋아한 남자들의 생사를 확인한다.
한편, 연일 시끄럽게 군 게 미안한 수진은 아랫집에 갔다가 얼마 전 그 집 할아버지가 죽은 걸 알고 이름을 묻는다.
영화 <잠>은 몽유병을 소재로 한 영화로, 빙의라는 소재와 결합한 독특한 장르의 영화다.
봉준호 감독 밑에서 영화를 배운 유재선 감독이 만든 첫 장편영화로, 칸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칸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본 봉준호 감독은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고 극찬했다.
유 감독은 몽유병이란 소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 피상적으로 이야기 해 본 소재이겠지만, 몽유병 환자의 곁을 지키는 가족의 이야기는 어떨까 궁금해 이야기를 시작했다며, 공포의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라 도망가지 못하는 상황이 끌렸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관객 각자 해석에 맡기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몽유병을 빙의라는 영적인 소재와 층간소음 문제 등 사회문제를 버무린 영화 <잠>은 내달 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