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빨고 만들었나?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애틀의 한 백인 마을로 이사 온 중국인 룰루 첸의 가족.
이사 온 첫날부터 롤로는 중국에서 입양된 오드리와 비슷한 나이와 같은 외모, 같은 성별이라는 이유로 사이좋게 지내며 오랜 기간 우정을 나눈다.
기이한 작품만 선보이는 롤로와 달리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변호사로 성장한 오드리는 중국 출장길에 롤로를 통역사로 데리고 간다.
기왕에 모국에 가는 길에 친엄마를 찾아보는 게 어떠냐는 롤로의 말에 오드리는 출장 가는 거고, 어차피 지금의 부모님이 너무 잘 해줘서 굳이 찾아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오드리는 롤로와 롤로의 사촌 데드아이 그리고 자신의 대학 동창이자 중국 내 유명배우가 된 청화와 함께 중국쪽 파트너를 만나러 간다.
클럽에서 만난 이들은 과음하며 거칠게 놀다가 오드리가 실수를 하고 만다.
이에 상대방이 오드리에게 뿌리 운운하며 근본을 모르면 같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하고, 롤로가 옆에서 오드리가 친엄마와 친하게 지낸다고 둘러댄다.
그러자 이번 주말에 자기 엄마 칠순잔치를 여니, 그때 친엄마와 함께 오면 계약해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드리는 어릴 적 엄마랑 찍은 사진 뒷면에 적힌 입양기관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오드리는 생모 ‘박민’을 찾으러 서울로 가기로 한다. 하지만, 입양기관에 오는 길에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을 잃어버린 까닭에 어떻게 서울로 갈지 고민한다.
그때 데드아이가 여권 없이 공항을 나갈 수 있는 건 K-POP 스타밖에 없다며, 신인 한국 걸그룹인 척 해 보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어쩔 수 없이 네 사람은 배를 이용해 한국에 밀입국한다. 엄마를 찾던 오드리는 엄마 이름이 ‘박민영’이고 몇 해 전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엄마 묘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엄마의 남편을 만나 엄마가 10대 때 오드리를 임신했고, 친정엄마에 의해 중국에 보내져 거기서 오드리를 낳은 후 입양 보내고, 귀국 후 다른 남자와 결혼했지만 늘 오드리를 그리워하다 병사(病死)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조이 라이드>는 미국에 입양된 아시아인과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인이 주인공이다.
어릴 적 백인 부모에게 입양된 오드리는 철저히 미국인다운 사고로 중무장한 채, 자신도 백인인 양 생각하며 살아간다.
반면, 이민 1.5세대인 롤로는 시애틀에 이사 온 첫날부터 인종차별을 당하자, 백인 소년에게 주먹을 날리며 씩씩하게 살아간다.
아시아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미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감독은 과감히 이 영화를 청소년 관람불가등급(R등급)으로 기획했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아시아인의 거침없는 입담과 선정적 장면은 오히려 신선함을 선사했다.
그 결과 북미 박스오피스 톱5 안에 랭크되었고, 로튼 토마토 지수 93%를 기록해 프레시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그렇다고 마냥 재미에만 초점을 둔 작품도 아니다. 생모를 찾아 나선 오드리를 통해 미혼모 문제와 입양아가 겪는 정체성 혼란, 이민자 가정의 어려움 등을 자연스레 녹여냈다.
한국계 미국 배우인 에슐리 박이 주인공 오드리 역을 맡았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스테파니 수가 오드리의 대학동창 청화 역을 맡아 은밀한 곳까지 공개하는 열의를 보여준다.
또 하버드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사브리나 우가 K-POP 광팬 데드아이 역을 맡았고, <피플> 매거진이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은 배우 겸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세리 콜라가 꼴통 화가 롤로 역을 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꼽 빠지게 웃기면서도, 메시지를 담은 영화 <조이 라이드>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