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작품을 각색한 결과는?
1947년 은퇴한 탐정 포와로(케네스 브래너 분)를 찾아 작가인 올리버(티나 페이 분)가 이태리 베니스로 온다.
그동안 그 어떤 사건도 맡지 않던 포와로는, 새 소설을 쓰기 위해 귀신과 대화하는 영매(양자경 분)가 진짜인지 알아보기 위해 교령회에 가자는 그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다.
포와로와 영매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방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떨어진다.
그리고 발코니에서 떨어져 죽은 알리시아라는 여자에 관한 얘기를 듣고, 그녀의 방에 가 본다.
영매는 알리시아의 영혼과 접선했다며, 방에 있는 인형의 이름을 말하고, 갑자기 방 등이 깨진다.
영매는 알리시아의 영혼과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과학을 신봉하는 포와로는 이를 믿지 않고, 영매를 사기꾼으로 몬다.
그러자 갑자기 영매가 발광하며 빙의된 듯 굴면서, 알리시아의 죽음에 관해 언급한다.
교령회가 끝난 후, 포와로와 영매는 조금 전 일을 두고 언쟁을 벌인다.
영매가 방에서 나간 후, 누군가 포와로를 죽이려 들고, 곧이어 영매가 추락사한다.
경찰에 신고하니 운하가 위험한 상황이라 올 수 없단다.
밤은 깊었고, 누구 죽였는지 몰라도 조금 전에 사람이 죽었다.
이에 포와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본격적으로 사건 조사에 돌입한다.
리오폴드(주드 힐 분)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이 포와로에게 조언하지만, 워낙에 어린 탓에 포와로는 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고, 그걸 들은 사람은 포와로와 리오폴드 뿐이다.
노랫소리를 따라가던 포와로는 영매가 죽는 걸 봤다는 한 소녀를 만난다. 하지만, 금세 소녀가 사라진다.
정말 이 집에 유령이 있기라도 한 걸까? 의심스러운 일이 계속 이어진다.
추리소설의 여왕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핼러윈 파티>와 <마지막 교령회>를 토대로 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만들어졌다.
그동안과 달리 이번엔 원작에 충실하기보다 두 작품을 잘 섞어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제작자이자 애거서 크리스티의 증손자인 제임스 프리처드는 “케네스 브래너와 마이클 그린은 나의 증조할머니와는 다른 방식으로 포와로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후문.
하지만, 워낙에 대가의 작품을 각색해서일까? 일부 개연성이 약해 보이는 부분이 극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또 사실 별것도 아닌 상황에서 음향효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사실 거슬리는 부분이다.
케네스 브래너가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