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의 검사 아들 참교육
2년 연속 학교폭력 근절 우수학교로 선정된 무영고등학교는 겉으로 보기에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학교 곳곳에서 학교폭력이 자행된다.
학생도 교사도 모두 알고는 있지만, 주동자인 한수강(이준영 분)이 두려워서 모른 척한다.
이런 가운데 3개월 기간제 교사로 소시민(신혜선 분)이 부임한다.
교무실에서 교감이 엉덩이를 만져도 정교사가 되기 위해 모른 척 참는 시민에게, 부장(차청화 분)이 수강이 뭘하든 못 본 척 해야 정교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소 선생은 알겠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합기도 3단에 태권도 3단, 그리고 한때 복싱 유망주였던 시민은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퇴근 후, 아빠가 운영하는 체육관에 가서 스트레스를 푼다.
집에 가려다가 체육관에 있는 고양이 복면을 발견한 시민은 한 번 써 본다.
학교에서 한수강이 자기 반 학생인 진형을 괴롭히는 걸 본 시민이 말리려고 하자, 한 학생이 수강이 아빠가 검찰 고위직이고, 엄마는 변호사에, 삼촌은 경찰이니 건들지 말라며 말린다.
그러나 시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우연을 가장해 수강을 제지하고, 이로 인해 수강은 시민에게 적대심을 갖게 된다.
다음 날, 진형이 시민을 찾아와 다른 선생들은 모두 외면한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기간제 교사인 까닭에 자기 코가 석 자인 시민은 고민에 빠진다.
스스로 ‘을 중에 을 중에 을’이라며 외면하려던 시민은 이게 정의인가 싶어 다음 날 수강에게 얘기 좀 나누자고 한다.
당연히 수강은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전날 밤 시민이 교육청에 수강에 대해 투서한 일 때문에 수강의 새엄마(김혜화 분)가 변호사를 대동하고 학교로 찾아와 난리 친다.
결국 소 선생은 수강의 새엄마 앞에 무릎 꿇고 싹싹 빈다.
이 일로 수강은 기세등등해지고, 똘마니들을 대동해 시민을 희롱한다.
집에 돌아가던 시민이 길에서 한 남성과 부딪히자 대뜸 남자가 시민의 싸대기를 여러 대 때린다.
대체 세상이 왜 이러나 싶어 시민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양이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수강을 찾아가 응징한다.
다음날 학교에 수강이가 고양이 탈을 쓴 남자에게 맞았다는 소문이 온 학교에 퍼진다.
이에 선생도 학생도 수강을 무시하자, 수강은 분노가 극에 달해 ‘고양이 마스크를 쓴 남자’를 찾아 나선다.
영화 <타겟>에서 중고 거래를 했다가 스토킹에 시달리던 신혜선이 이번엔 검찰 권력을 등에 업은 채 재미로 약자를 괴롭히는 학생을 응징하는 기간제 교사로 열연을 펼친다.
실제 금년 2월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으나, 아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 물러나기도 했다.
범죄행위에 대한 기소권을 검사가 독점하는 구조하에서, 검사의 자녀는 어떤 죄를 지어도 기소를 피할 수 있기에, 실제로도 영화 속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혜선은 “주제로만 놓고 보자면, 무거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통쾌함이다.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다. 우리가 현실에서 낼 수 없는 용기를 극적으로나마 대리 경험을 해보자는 것이 큰 목표였다”라고 언급했다.
혹시 최근 학교폭력이나 학부모 갑질이 이슈가 돼 개봉시기를 조정했냐는 질문에 박진표 감독은 “그렇지 않다”며 “원작을 시나리오로 옮길 때만 해도, (사회적으로) 교권(침해)에 대한 부분이 부각 되지 않았다. 다 알고 있지만 모른 척을 했을 뿐이다. 우리 영화에 학폭이나 교권, 학부모 갑질이 나오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후련하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극 중 학교폭력 가해자 한수강 역을 맡은 이준영은 가해 하는 불쾌한 장면들은 혼자만의 상상력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서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분들이 영화를 접하면 조금이라도 좋으니 위로가 됐으면 한다, 마음을 만져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용감한 시민>오는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