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난 아들 복덩이? 골칫덩이?
오늘 하루 경마도, 카드게임도 모두 재수가 좋아 거액을 딴 광휘(주윤발 분)가 자기의 운빨을 믿고, 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늘 번 돈 모두를 걸었다가 한 방에 탕진한다.
착잡한 심정으로 카지노를 나오니 불꽃놀이가 진행 중이다.
나는 기분이 안 좋은데, 다들 즐거운 것 같다.
날이 밝자 미스 리(원영의 분)가 그를 찾아 와 아이를 맡아 달란다.
허름한 이발소에서 일하는 탓에 자기 몸 하나 건사도 못하는 그가 시큰둥 하자, 내 아들이자 당신의 아들이기도 하다며 한 달만 맡아주면 10만 불을 주겠단다.
그러면서 못 미더우면 언제든지 DNA 검사를 해 보라며 아양(가위림 분)을 두고 떠난다.
광휘는 아양에게 딱 한 달만이니 귀찮게 굴지 말라며 겁을 준다.
그러면서 머리를 잘라주려는데 갑자기 집에 가겠다고 하자, 광휘는 10만 불을 놓칠 수 없다며 말린다.
그 과정에서 아양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눈치챈다.
이에 머리를 자르던 손님(방중신 분)이 자기 학교 사회복지사인 안젤리나를 불러 온다.
안젤리나는 아양을 만나본 후, 자폐성 장애인인 그를 어떻게 대하면 좋은지 알려준다.
다행히 아양이 광휘에게 곁을 내어 주지만, 광휘는 말이 안 통하는 아양을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
아양을 방치한 채 카지노에서 거액을 딴 광휘는 기분 좋아 같이 외식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카드로 점도 보다가 아양에게 한 재능이 있는 걸 발견한다.
그 즉시 그를 카지노에 데려가 거액을 딴다.
간밤에 광휘가 돈을 땄다는 소문에 바로 채권자가 찾아와 그동안 빌린 돈과 이자를 받아 간다.
다시 무일푼이 된 광휘는 카지노에서 여러 게임을 하며 돈 좀 따 보겠다고 애쓰지만, 계속 돈만 날린다.
집에 돌아온 그는 간밤에 아양이 쥐를 잡는다며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걸 보고 열이 뻗쳐 두들겨 팬다.
이를 안 안젤리나는 더 이상 광휘에게 아양을 맡길 수 없다며 복지기관에 연락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으로 자폐성 장애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영화는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판타지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면을 보여준다.
다만, 마지막에 아양이 새로운 길을 찾으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갑자기 아양의 엄마에게 불행이 닥치면서 신파로 변하는데 오히려 극의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나 싶다.
금년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이 주인공 오광휘 역을 맡아 어느날 갑자기 생긴 아들 때문에 인생 2회차를 맞은 아빠 연기를 선보인다.
“따뜻한 캐릭터라 끌렸다”는 그는 촬영 중 뺨 62대를 맞았을 정도로 연기에 몰입했다는 후문.
영화 <원 모어 찬스>는 내달 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