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소재, 뻔한 결말
사채 빚을 지고 잠적한 부모 때문에 사채업자와 동급생들에게 시달리는 이강진(유선호 분).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집에서 5만원권 돈다발을 발견한다.
돈다발을 교복에 넣고 학교에 갔다가 친구에게 뺏기자, 이를 안 사채업자가 자기 밑에서 일하면서 돈을 갚으라고 제안한다.
머뭇거리던 강진은 자기가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게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해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기 돈다발을 가져간 오남영(유인수 분)에게 돈 내놓으라며 사람들 앞에서 망신주는 것도 모자라 남영의 아빠 직장까지 찾아간다.
그래도 갚기는커녕 강진을 두들겨 패자, 사채업자가 나서서 해결한다.
돈 때문에 강진을 무시하던 남영이 거꾸로 강진에게 빌빌대자, 남영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그렇게 강진은 ‘돈의 힘’을 실감한다.
강진은 친구 만수(이일준 분)와 함께 본격적으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면서 돈놀이를 한다.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용돈이나 알바비가 부족한 아이들이 강진에게 너도나도 돈을 빌리고, 그렇게 돈을 많이 벌게 된 강진과 만수는 있는 집 자식들의 모임에 합류한다.
급기야 교사까지 강진에게 돈을 빌릴 정도로 강진의 위치가 올라가자 남영은 강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만수에게 접근한다.
만수는 남영의 꼬드김에 넘어가 사채업자에게 강진과 구역을 나눠 달라고 한다.
한편, 강진에게 돈을 꾼 아이들은 남영의 솔깃한 제안에 돈을 안 갚기로 작당한다.
애들이 돈을 안 갚자, 자기가 사채업자에게 물어내야 할 처지가 된 강진은 점점 초조해 한다.
영화 <사채소년>은 사채업자라는 소재와 학교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를 결합한 영화다.
학생이 무슨 사채를 쓰냐고 하겠지만, 최근 뉴스를 봐도 소액 대출을 이용하는 학생이 많다고한다.
예컨대, 사고 싶은 운동화가 있는데 용돈을 다 써버려서 돈이 부족해 20만 원을 빌리고 한 달 후에 21만 원을 갚는 식의 소액 대출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얼핏 이자가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월 이자 5%면 년 이자 환산 60%에 달하는 수준이니 법정 최고 이자율(20%)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마땅히 제도권에서 정상적인 대출을 받기 힘든 아이들이 불법 대출에 물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이 영화가 아주 허무맹랑한 내용도 아니다.
극 중 강진은 집안이 망했다는 이유로 부자 친구들 사이에서 종노릇을 하며, 용돈을 번다.
그러던 그가 본격적으로 사채업자로 변신하면서 돈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졌는지 맛보자, 거기에 빠져든다.
하지만, 불법 사채업자의 끝은 꼭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안다.
이 영화 역시 강진의 몰락을 보여줌으로써, 제도권을 벗어난 불법 사금융의 폐해(弊害)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인기 예능 <1박 2일>의 유선호를 비롯해,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강미나, 드라마 <지금 우리학교는>의 유인수,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의 신수현 등이 출연하는 영화 <사채소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