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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없어야 승리자?

영화 간신의 피 스틸컷

영화 <간신의 피>가 개봉한다. 제목만 보면 사극인가 했는데 느와르 장르로 흔하디 흔한 조폭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 조폭 이야기야?” 하겠지만, 단순히 조폭의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보다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감정 변화가 꾀 세밀하게 표현돼 있기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민호는 자라라는 예명을 가진 조폭이다.

하지만 아직 말단이라 사는 것이 여유롭지 못해 빠듯하다.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동생의 생활비도 책임져야 하며, 당장 이사 가야 할 집도 구해야 한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용궁파 조직의 두목인 용왕이 아프면서, 이식할 간을 구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 임무를 완수하면 중간 보스 급으로 승진도 할 수 있고 새로 집도 구할 수 있다.

동생의 뒷바라지도 힘들이지 않고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임무는 다른 조직인 초원파의 조직원 중 한 명을 데려와야 한다.

공교롭게도 그 조직원의 예명은 토끼이다.

별주부전처럼 자라가 간이 필요한 용왕을 위해 토끼를 속여 용궁까지 잘 모셔와야 한다.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한 임무지만, 잘 되면 보상이 크다.

토끼를 찾아간 자라는 토끼가 자신과 같은 보육원 출신의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에 자신과 자신의 동생에게 은인과도 같은 사람이며, 사랑하는 부인과 자식도 있는 가장이었다.

꼭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이 좋지 못해 고민한다.

영화 <간신의 피>는 별주부전의 현대판으로 조직폭력배라는 특수한 조직의 임무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자라는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해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토끼를 속인다.

토끼는 자신의 간이 육지에 있다고 말하며 또 다시 속이는 것처럼 모든 이야기는 별주부전의 내용대로 흘러간다.

속고 속이면서 배신하고 또 배신한다.

충성 맹세를 한 그들은 자신이 원해도 조직을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충성심은 돈과 권력에 따라 계속 움직이며 자신의 욕망을 키우고 해소하기를 반복한다.

얽히고 설킨 인물 관계에서 결국 승리자는 양심이 없는 간신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보여주며, 씁쓸함을 남긴다.

영화 <간신의 피>는 오는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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