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
영화 <클럽 제로>는 최고급 기숙사 학교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수업을 담았다.
최고급 기숙사 시설이 있는 엘리트 학교에 새로운 영양교사가 온다.
그녀의 이름은 ‘미스 노백’(미아 와시코브시카 분)으로 소규모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에게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친다. 이 방법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습 능력을 키우는 식사법으로 눈 앞의 음식만 집중해 천천히 먹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반신반의했지만, 다정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미스 노백의 수업은 아이들에게 매력적이다.
실제로 천천히 적게 먹는 방법을 통해 아이들은 공부에 더 집중해 능력이 향상된다.
결과가 좋으면 더 믿음이 생기는 법, 미스 노백은 더 극단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3가지 단계가 있는데 이 단계를 모두 통과하면 ‘클럽 제로’의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단계는 이미 수업을 통해 하고 있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음식을 먹지 안으면 죽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단계를 통과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미스 노백의 말을 신앙처럼 믿으며 극단적이고 위험한 식사를 이어 나간다.
영화 <클럽 제로>는 영양교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미스 노백은 큰 소리하나 없이 아이들이 자신을 따르게 한다.
때로는 다정하게, 대로는 카리스마 있게 대처하면서 아이들을 조종한다.
단순히 집중해 식사를 하고, 천천히 먹는다는 것은 누구나 좋은 식사 습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먹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그녀의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가족들과 살지만 무관심 속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에 파고 든다.
가스라이팅 당한 아이들은 미스 노백의 말을 진심으로 믿고 따른다.
엘리트 학교에 최고급 시설을 이용하지만 미스 노백의 학생들은 집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
혼자서 외롭고, 또 혼자서 이겨낸다. 집이 부유하던 가난하던, 부모들은 자식의 입장이 아닌 자신의 입장에서 사랑하고 배려한다.
그 방법이 그릇된 것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배려’란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서 해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해주고 싶은 것을 해주면서 배려했다고 말한다.
그것이 상대방에서 필요한 것인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인지 고려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해주고 스스로 만족하며, 상대방이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끝까지 무엇이 잘 못 됐는지 모른다.
미스 노백의 관심은 학생들을 결국 음식을 먹지 않는 단계에 이른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클럽 제로’에 들어가게 만든다.
학생들은 스스로 매우 만족하며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저혈당으로 쓰러져도 위험한 식사 방법을 포기하지 않는다.
외로움과 무관심이 아이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그리고, 인격적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사라는 위치의 사람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조용하고 예의 바른 미스 노백이 학생들에게 천천히 스며들어 결국은 극단적인 위험한 상황까지 몰고간다.
잔잔하면서 조용하게 공포를 몰고 와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영화는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과 감각적인 색채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영화의 섬뜩한 내용과는 반대되는 다양한 색상을 사용한다.
거기에 따른 극명한 간극의 차이가 아이들과 부모의 모습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교사에 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클럽 제로>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