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훈 때문에 관객도 혼란스러워
막 정부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을 수용하기로 한 시기.
고등학생인 훈(안지호 분)은 수시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지만, 매번 통화가 불발된다.
공인중개사인 훈의 아빠(안내상 분)는 좋은 매물이 나왔다며 대치동으로 이사 가자며, 엄마(윤유선 분)를 빨리 데려와야 한다고 말한다.
훈은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대꾸한다. 그러자 아빠가 대뜸 욕을 하며 화를 낸다.
다음 날 저녁, 훈은 또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고, 드디어 엄마와 통화에 성공한다.
내일 만나자며, 절대 아빠와 마주치지 않게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훈을 만난 엄마는 집 나와서 엄마랑 같이 살자고 한다. 이에 훈은 엄마에게 부담 주기 싫다며, 아빠도 많이 나아졌으니 엄마가 집에 돌아와 같이 강남에 이사 가서 살자고 제안한다.
한편, 우연히 연락처를 알아낸 훈의 아빠는 아내에게 전화해 다시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훈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둘이 만난 자리에서 훈이 엄마가 애 대학에 갈 때까지만 같이 살겠다고 하자, 훈이 아빠가 부같이 화낸다.
정나미가 떨어져서 이혼 서류를 내밀자 “우리 가족은 절대 떨어질 수 없다”며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
무진의 이런 태도에 소연은 더 정이 떨어지고, 훈은 아빠가 아파서 그런 거라며 엄마에게 무진을 이해시키려 한다.
영화 <검은 소년>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2024년 첫 작품이다.
폭력적인 아빠와 그런 아빠를 못 견뎌 집을 나간 엄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고교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훈은 아빠와 함께 있을 땐 엄마가 이런 아빠로부터 안전하길 바라면서, 막상 엄마를 만나면 아빠도 많이 좋아졌으니 이젠 같이 살자고 말한다.
훈의 엄마는 아들의 이런 간청에도 불구하고, 일단 자기가 먼저 자리잡은 후 아들과 함께 살겠다는 생각으로, 매몰차게 거절한다.
이에 대해 지난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유선은 그동안 무조건 참는 엄마 역을 맡아 왔지만, 이번엔 자기부터 자리 잡고 아이를 챙기려는 모습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과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이어 안내상과 3번째 부부 역할을 맡았는데, “안내상은 늘 도움이 안 되는 남편이었다”며 “(3번째라) 배우로서의 케미는 더 깊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또, 안지호는 훈이의 섬세한 감정의 변화가 많았다고 말했는데, 사실 그 부분 때문에 관객들이 훈의 태도를 이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IMF를 배경으로 깨어진 가정을 그린 영화 <검은 소년>은 내달 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