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흥미를 이어 갈 지가 관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가 원작이다.
영화 <부산행>으로 영화감독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도 유명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생수의 실사 버전을 완성했다.
드라마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된다.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원작과는 차이가 있는 점에서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원작은 주인공이 남자로 주인공인 신이치의 오른손에 기생생물이 정착한다.
드라마는 배우 전소니가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하며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었다.
특히, 원작의 신이치는 기생생물이 오른손에만 기생하는 것에 반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의 머리의 일부를 삼켜 기생하는 것으로 나온다.
원작을 얼마나 살렸느냐도 관건이지만, 신이치와 오른손이의 공생과 교감, 생존을 위한 살생의 정당성에 대한 내적 갈등 등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가 흥행의 관건이겠다.
원작을 이미 본 사람들은 처음에 “뭐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3편까지의 내용으로 본다면 충분히 흥미를 끌 내용으로 전개된다.
여동생을 찾기 위해 기생수의 움직임을 쫓는 설강우(구교환 분)와 경찰 내 기생수 전담팀 그레이의 팀장 최준경(이정현)을 통해 쫓고 쫓기는 긴박한 순간들이 연출된다.
특히, 여자 주인공 정수인(전소니 분)은 정신을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표정이 변하는데 본인이 혹인 기생수가 지배하는가에 따른 표정의 변화를 매우 잘 표현해내 확연히 다른 인격체를 드러낸다.
수인의 뇌를 전부 차지하지 못한 기생생물은 수인과 몸은 공유하지만 의식은 한 쪽이 나타나면 다른 한 쪽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종의 변종으로 인간의 머리를 전부 차지해 인간의 인격과 의지가 모두 사라진 다른 기생수와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다보니 서로 소통을 통해 함께 육체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이 된다.
원작에서는 기생생물이 오른손에 정착하며 신이치와 언제나 자유롭게 소통이 가능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소통의 한계를 가져와 더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나간다.
변종으로 기생수에도 인간에도 속하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서로 소통하며 공생관계를 이어 나가는지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기생생물은 인간의 머리를 장악하고 그 형태를 자유자제로 바꾸는데, 이런 장면에서 사용된 CG의 완성도도 뛰어나 자연스러운 연출과 맞물려 흐름을 깨지 않는다.
아무래도 기생생물에 의해 인간이 살해되는 장면 등 잔인한 부분들이 많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인간과 기생생물의 공생을 다룬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총 6부작으로 내달 5일 공개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