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는 누가 믿어주죠?
청소년 전문 변호사인 안은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의붓아들이 사고를 치자 집에 데려온다. 남편과 테오가 화해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서다.
샤워 후 웃통을 벗은 테오의 모습을 보니,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며칠 후, 집에 도둑이 든다. 그런데 이상한 게 안의 가방은 도둑맞았는데, 가방에 넣어 둔 열쇠고리는 테오의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다.
아빠에게 이르지 않을 테니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며 테오를 타이른다.
안은 어린 딸들을 핑계로 테오와 함께 수영하러 가고, 둘은 그렇게 친해진다.
같이 수영도 하고, 타투도 하면서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테오가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오자 안의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망다랑 맞지 않는다며 그 후로 몇 달 동안 집에 데려오지 않았다는 것.
밤에 방에서 혼자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테오에게 들른 안은 자기도 모르게 테오와 사고를 친다.
뒤늦게 테오에게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일장 연설을 하다가 한 소리 듣는다.
머리로는 이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안은 또 테오와 몸을 섞는다.
그러나 테오가 선을 넘자, 안은 이제 당장 끝내자고 말한다.
테오랑 별장에 다녀온 남편이 안에게 테오랑 성관계를 했느냐고 추궁하자, 안은 테오가 거짓말 한 것이라며 둘러댄다.
다음 날 피에르가 테오에게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같이 살고 싶으면 사과하라고 다그친다.
거짓말했다고 거짓말하지 않은 테오는 결국 집에서 쫓겨난다.
영화 <라스트 썸머>는 과거 임신중절 수술을 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안’이 나이 많은 남편 ‘피에르’와 어린 두 딸을 입양해 키우던 중 전처소생의 ‘테오’가 끼어들면서 겪게 되는 일을 그렸다.
나이 많은 남편 대신 젊은 남자를 품게 되자 머리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쉽게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다.
심지어 나중에 테오가 집에서 쫓겨난 후에도 그와 몸을 섞는다.
말로는 청소년 전문 변호사라며, 청소년을 성욕 해결의 도구로 삼는다.
급기야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의붓아들이 사실을 모두 털어놓자, 문제아 말을 어떻게 믿느냐며 그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으로 자기의 치부를 감추고, 정작 보호해야 할 청소년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이른바 ‘법 기술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테오의 친부는 자기 아들이 자기 아내와 동침했다는 걸 믿기 싫어서인지, 아니면 진짜로 변호사인 아내에게 홀딱 넘어가서인지 자기 아들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이혼가정에서 불안정한 환경 속에 지내고 있는 테오는 친부조차 믿어주지 않자 삐뚤어진다.
문제아라고 낙인찍고, 문제아이기 때문에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 대체 이들은 어떻게 사회를 살아가야 할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내달 3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