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용의 전사인 포는 자기 인기를 이용해 국숫집과 만둣집을 열어 장사에 매진하지만, 시푸 사부로부터 후계자를 뽑아야 할 때란 말을 듣고 처음엔 거절하다가 결국 후임 용의 전사 선발대회를 연다.
그런 가운데 뒤늦게 타이렁이 평화의 계곡에 나타나 선전포고를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포는 타이렁을 잡겠다며 사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우 젠과 함께 길을 나선다.
젠과 함께 뭐든지 할 수 있는 주니퍼시에 도착한 포는 타이렁을 잡기도 전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런 가운데 사실 평화의 계곡에 나타나 선전포고를 한 게 타이렁이 아닌, 카멜레온이었다는 게 밝혀진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는 신분이 미천하고,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 쿵푸 마스터가 될 기회를 빼앗긴 카멜레온이 포가 우그웨이 대사부한테 받은 지혜의 지팡이를 빼앗아 쿵푸 마스터들의 영혼을 소환해 그들의 능력을 빼앗으려고 하는 내용이다.
특히 이번 편에 등장하는 젠과 카멜레온 캐릭터는 관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포가 영적 지도자로 거듭나는 장면이다.
누구나 잘 나가는 시절도 있고, 언젠가 물러나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용의 전사’인 포는 인기에 힘입어 식당을 운영하며 큰 수익을 거둔다.
포는 지금의 인기에 취해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푸 사부로부터 후계자를 뽑아야 할 때라는 말을 듣고 처음엔 이를 거절한다.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이 소위 먹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멜레온을 잡기 위해 주니퍼시에 간 그는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다.
그곳에 사는 그 누구도 용의 전사가 뭔지도 못 알아 듣고, 포를 무시한다.
자기 동네에선 용의 전사라는 4글자만으로 뭐든지 할 수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었는데, 다른 도시로 오니 아예 안 통하는 걸 보고 자기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닫는다.
중·고등학교 때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이가 서울대에 입학해서 “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어”라고 말하는 순간 바보가 된다.
좁은 물에서 놀 땐 자기가 최고인 줄 알지만, 넓은 물에 나아가면 그동안 잘난 맛에 살던 게 다 부질없는 것이었구나 깨닫게 된다.
꼭 좁은 물에서 최고가 아니라, 진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때가 있다.
설령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언젠간 그 자리에서 내려올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에 취해 평생 내려갈 일이 없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나중에 더 큰 상실감을 맛보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 잘 나갈 때 언젠가 이것도 끝날 것이란 생각으로 나중을 대비해야 한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