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km를 달린 강아지, 실화?
여기 700km를 달린 강아지가 있다. 영화 <아서>에 나오는 강아지 ‘아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에서 제주까지의 거리가 약 470km인 것을 감안하면 상상도 하기 힘든 거리다.
‘사실일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영화 <아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니 안 믿을 수도 없다.
어드벤처 레이싱 팀 주장 마이클은 2014년 코스타리카에서 조류에 맞서서 카약을 타는 잘못된 판단으로 패배하고 만다.
같은 팀의 레오는 마이클이 팀원들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고 독단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에 분노해 그 상황을 SNS에 폭로한다.
몇 년 동안 집에 칩거하며 생활하던 마이클은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레이싱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에 그는 2018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어드벤쳐 레이싱에 참가하기 위해 팀원을 모은다.
등반에 경력이 많은 올리비아와 무릎 부상으로 팀에서 방출된 멤버 칙과 함께 팀을 꾸리지만, 후원사에서 그 멤버로는 후원을 해줄 수 없다고 한다.
단, 같은 팀이었던 SNS에서 유명한 레오를 팀에 합류한다면 후원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홍보를 위해서 그의 유명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저번 레이싱 이후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던 레오에게 찾아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팀에 합류시킨다.
예산 부족으로 미리 와서 적응기간을 가지지 못한 마이클의 팀은 의지만큼 좋은 성적으로 출발하지 못한다.
그러다 마이클은 경주 둘째 날에 캠프에 나타난 강아지에게 미트볼을 나눠준다.
계속 경주를 하던 마이클은 정글 한가운데서 그 강아지를 다시 만난다.
강아지는 마이클의 팀을 계속 따라오며 절벽에서 떨어질 뻔한 레오를 막는가 하면, 힘든 상황에서 팀원들에게 힘을 준다.
팀원들은 강아지를 자신의 팀으로 받아들이고 ‘아서’라고 이름 붙이고 함께 레이싱을 이어나간다.
영화 <아서>는 생소한 어드벤처 레이싱을 담았다.
도미니크 공화국에서 열린 어드벤처 레이싱은 5일에서 10일의 혹독한 시간동안 참가자는 700km에 달하는 여러 지형을 따라 트레킹, 등반을 하고 산악자전거, 카약을 탄다.
30개국 54개의 팀이 참가해 생애 가장 힘든 신체적 정신적 도전을 한다.
영화의 대두분이 어드벤처 레이싱 경기로 이루어져 극한의 상황에서 진행되는 경기를 대리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준다.
특히 이 경기의 독특한 점은 지정된 관문으로 가는 길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와 정해진 루트가 주어지지만, 꼭 그 길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팀원들이 함께 길을 정해 지름길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지도만 보고 가야 하기 때문에 앞에 무슨 장해물이 있을 지 알 수 없다.
영화에서도 갑자기 나타난 협곡과 망가진 집라인 등의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고 팀원들은 슬기롭게 극복한다.
어디로 어떻게 갈지 정하는 항법도 중요하지만,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순발력과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헤쳐 나가는 협동심 등 다양한 스포츠 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팀 스포츠임을 강조한다.
거기에 경기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탈수되면 수액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수액을 맞을 경우 4시간의 페널티가 주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팀원들은 페널티를 받더라도 탈수가 온 팀원이 수액을 맞고 쉬는 쪽을 택한다.
마지막에 카약에 강아지를 태우지 못하는 것 때문에 해변에 아서를 놓고 경주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수영을 하며 계속 쫓아오는 아서가 익사 위기에 놓이자 방향을 돌려 아서를 구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팀원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우승을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바른 선택을 한 것이다.
또한, 병든 아서를 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마이클의 팀원뿐만 아니라 레이싱에 참가한 모든 참가자들이 힘을 합치는 과정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어드벤처 레이싱 팀을 따라 700km를 완주한 강아지와 레이싱 팀의 이야기 영화 <아서>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