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한 소녀가 뱀파이어라면?
정확히 뉘 집 딸인지 몰라도 혼자 기사 딸린 리무진을 타고 다니니, 부잣집 자식인 건 확실해 계획대로 애비게일(알리샤 위어 분)을 유괴한다.
일당은 서로 이름도 모르지만, 의뢰받은 대로 애비게일을 약속된 곳으로 옮긴다.
24시간 후면 5천만 불을 주겠다는 램버트(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분)의 말에 모두 들뜬 마음으로 휴대폰을 램버트에게 건넨 후, 애비게일 감시에 들어간다.
램버트가 저택을 나간 후, 잠에서 깨어난 애비게일의 상태를 보러 방에 들린 조이(멜리사 바레라 분)에게 애비게일은 아이가 있느냐? 나를 해칠 거냐? 묻더니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래도 누구 집 자식인지는 알아야 진짜 그 거액을 줄지 확신할 수 있기에 애비게일의 아빠가 누군지 알아낸다.
뒤늦게 애비게일의 아빠가 ‘악마의 왕’인 라자르라는 걸 안 일당은 밤새 무사할 수 있을지 걱정돼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던 중 딘(앵거스 클라우드 분)이 누군가에 붙잡혀 끌려간다.
딘의 비명을 들은 새미(캐서린 뉴튼 분)가 주방에 왔다가 목이 잘린 채 죽은 딘을 발견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걱정돼 모두 애비게일의 방으로 가 본다. 다행히 애비게일은 얌전히 침대에 누워있다.
두려운 마음에 릭클스(윌리엄 캐틀렛 분)가 돈 포기하고 집에 가겠다고 나서지만, 집이 봉쇄돼 아무도 나갈 수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들 이 집에 라자르의 부하인 발데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당은 애비게일이 뱀파이어라는 걸 알게 된다.
외부와 연락도 두절 되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모두 소녀 뱀파이어 앞 생쥐 신세나 다름없다.
이에 육군 의무대 출신인 조이가 일단 주사를 놔서 애비게일을 재운다.
하지만, 애비게일 제압 과정에서 새미가 물리는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이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된 이유가 애비게일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다들 충격받는다.
영화 <애비게일>은 ‘발레리나 소녀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소재의 공포영화다.
순진한 얼굴을 한 소녀가 유괴범 앞에서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굴다가 갑자기 뱀파이어가 돼 그들을 죽여버리는 것이 섬뜩함을 더한다.
그 과정에서 목이 잘리는 등 다소 잔인함도 있으나, 눈뜨고 못 볼 정도로 무서운 영화는 아니다.
특히 마지막에 애비게일 외에 또다른 뱀파이어가 등장하면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게 이 영화의 흥행 요소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지난 달 19일,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로튼 토마토 신선 지수 83%, 팝콘 지수 86%를 기록하는 등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발레리나 뱀파이어’라는 설정에 애비게일 역을 맡은 알리샤 위어는 8주 동안 발레 연습을 했다고 한다. 특히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는 움직임이 더욱 날카로우면서 빨라지고, 성숙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고.
돈 욕심에 누구 딸인지도 모르는 소녀를 납치했다가, 오히려 유괴범들이 소녀에게 죽을 처지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이 공포감을 선사하는 영화 <애비게일>은 오는 15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