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끝난 후 메뉴를 고민케 하는 영화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누아 마지벨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은 20년 동안 함께 일하며, 함께 살지만, 부부는 아니다.
도댕은 ‘인생의 가을’에 결혼하자고 조르지만, 외제니는 자기는 여름이 좋다며 도댕의 프러포즈를 거절한다.
그런 가운데 같이 일하는 비올라가 하루만 자기가 돌보게 됐다며 조카 콜린을 식당에 데려온다.
큰 기대 없이 도댕이 폴린에게 음식을 맛보여 주자 폴린은 꼬마 대장금인양 척척 재료를 맞춘다.
이에 두 사람은 폴린을 후계자로 키우고 싶어 외제니가 직접 폴린의 부모를 찾아가 간청한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도댕과 결혼을 결심한 외제니가 어느 날 밤,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외제니의 별세에 도댕은 이틀 동안 식음을 전패하고, 식당도 관둘 생각으로 비올라도 해고한다.
뒤늦게 외제니의 사망 소식을 들은 폴린이 이제 견습생으로 일할 수 없는 것이냐며 슬퍼하자, 그녀의 부모가 도댕을 찾아와 이를 전한다.
폴린이 슬퍼한다는 소식에 도댕이 직접 폴린을 찾아가 같이 식사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여준다.
그러던 중 도댕이 건넨 포토푀(다양한 소고기 부위와 당근, 감자를 비롯해 여러 야채를 약한 불에서 장시간 끓인 수프) 조리법을 건네받은 요리사가 도저히 자신 없다며 두 손을 들자, 도댕은 폴린과 함께 직접 포토푀를 만든다.
도댕은 음식 맛은 훌륭하지만, 외제니가 만든 그것에 비하면 밑그림 수준이라고 평한다.
그때 도댕의 친구인 그리모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맛보여 주고 싶다며 어느 식당에서 싸 온 음식을 내밀고, 맛을 본 도댕은 그 길로 아델 피두라는 요리사를 만나러 떠난다.
이 영화는 수 많은 재료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다양한 프랑스 요리를 보여준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비싸고, 대기시간이 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미슐랭 3스타 셰프가 직접 만든 요리라고 해도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보기에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영화 속 도댕과 외제니는 연인인 듯 직장동료인 듯 애매모호한 관계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로 브누아 마지벨과 줄리엣 비노쉬는 20년 전에 이혼한 사이다.
한때 사랑해서 결혼했으나, 딸 하나를 낳은 후 갈라섰는데, 이번 영화에 동반 출연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찍으며 영화배우다운 화해를 했다는 게 줄리엣 비노쉬의 말.
극 중 도댕에게 외제니가 “나는 당신에게 부인이냐? 요리사냐?”고 묻는다.
도댕이 “요리사”라고 답하자, 외제니가 미소 짓는다.
어쩌면 지금 두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대사가 아닐까 싶다. “나는 당신에게 부인이냐? 상대 배우냐?”고 묻자, 미련을 버리고 “상대 배우”라고 답하는 것으로 치환해 생각하면 두 사람의 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식사 전에 보면 영화가 끝나고 대체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프렌치 수프>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