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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수학을 소재로 여성의 성장 그려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 스틸컷

프랑스의 아이비리그라 할 수 있는 그랑제콜 중 한 곳인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마거리트는 동기 중 유일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늘 부담스러운 관심 속에 살아간다.

그녀는 세미나에서 골드바흐의 추측(2보다 큰 모든 정수는 세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을 증명하기 위해 준비한다.

초조한 자신과 달리 동기인 루카는 전혀 그렇지 않은지 캠퍼스에서 공연을 한다.

지도교수에게 마지막 검토를 부탁하니, 루카랑 하라는 말에 내 논문에 관심이 없나 싶어서 서운하다.

세미나에서 발표 도중 한 청중의 질문을 받고 자기의 추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좌절한다.

지도교수에게 이게 다 검토를 안 해 준 교수 탓이라며 쏘아부치고, 지도교수가 그러지 말고 담당 지도교수를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에 열이 뻗쳐서 학교를 그만둔다.

한 회사에 들어간 마거리트는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는 설문조사 문항을 보고 이런 설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마디 했다가 바로 잘린다.

대신 이 일로 본인과 생각이 같은 노아라는 친구를 한 명 만나게 되고, 둘이 동거를 하게 된다.

학교를 중퇴해 4년간 받은 장학금을 반납해야 할 판에, 노아와 집 월세도 같이 부담해야 할 처지가 된 마거리트는 한 신발 매장에 취직하고, 비상한 머리로 카탈로그를 몽땅 외운다.

퇴근 후 집에서 쉬는데, 옆방에서 노아가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내자 평소 공부밖에 모르던 마거리트는 진짜로 저렇게 좋은지 궁금해한다.

그런 가운데 마거리트에게 루카를 전화를 걸어 지도교수와 함께 논문을 내려는데 마거리트의 이름도 올리고 싶다고 한다.

왜냐하면 마거리트의 보조정리는 틀렸지만, 관점 자체가 새로워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됐다는 것.

머리가 복잡해진 마거리트는 대답을 안 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날 밤, 댄서인 노아를 따라 클럽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발견하고 집까지 따라간다.

남자도, 마거리트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무조건 본게임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드디어 마거리트도 노아처럼 오르가즘을 느끼게 된다.

이 일로 마거리트는 기분이 날아갈 듯 기쁘다. 그때 지도교수에게 얘기를 듣고 엄마가 전화를 걸자, 마거리트는 지도교수를 찾아가 왜 엄마까지 끌어들이느냐며 따진다.

집에 오니 룸메이트인 노아가 마거리트에게 선불로 받은 월세를 다른데 써 버려서, 월세가 밀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고민하던 마거리트는 이사온 날 관리실에서 사람들이 마작을 하는 걸 보고, 수학적으로 연구를 했던 터라 자기가 마작으로 돈 따서 월세를 내겠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고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11명이나 배출한 학교 출신답게 수학적으로 계산해 무패 행진을 거듭해 월세를 낸다.

그 과정에서 등차수열 공식이 떠올라 집에 오자마자 공식을 완성한다.

이후로도 마거리트는 마작을 하고, 클럽에 가고, 수학 공식을 푸는 삶을 반복한다.

마거리트를 찾아온 엄마는 마작으로 월 2~6천 유로를 번다는 말을 듣고 도박이나 하느냐고 한마디 했다가 싸우기만 한다.

그런 가운데 마거리트는 루카가 로잔학회에 초대받았다는 뉴스를 듣고 자기가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할 방법을 찾았으니, 지도교수 빼고 둘이 연구해 학회에서 발표하자고 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성향에 더 이상 풀이를 같이 못하겠다는 루카에게 마거리트는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이해하게 된 둘은 다시 풀이를 이어간다.

그러나 온 집안을 풀이로 도배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면서도 얼마 안 남은 기일에 마거리트가 초조해 하자, 루카는 이번에 못 하면 다음에 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지도교수가 먼저 증명에 성공할까 초조한 마거리트는 루카와 공동작업을 중단하고 혼자서 계속 연구를 이어간다.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는 수학영화다. 골드바흐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골드바흐의 추측이니, 골드바흐의 피라미드니 하는 단어가 수시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수학에 문외한이 이 영화를 보지 못할 이유도 없다. 수학이라는 소재로, 한 여성의 성장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게 진짜 있는지, 그 내용이 뭔지 모르더라도, 수학밖에 모르던 마거리트가 학업을 중단한 채 세상의 맛을 보게 되면서 삶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 200년 넘게 풀리지 않는 수학 난제를 풀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가볍게 즐기면 된다.

이 영화는 수학영화인 동시에 여성영화라 할 수 있다.

‘동기 중 유일한 여성 수학자’라는 이유로 늘 주목받고, 압박감에 시달리던 마거리트가 난생 처음 클럽에도 가보고, 난생처음 처음 보는 남자에게 대시도 해보고, 난생처음 오르가즘도 느끼고, 난생처음 도박도 한다.

꾸미지도 않고, 남자도 안 사귀고, 오직 공부밖에 모르던 그녀가 학교를 그만둔 후에 여자라는 이유로 늘 주목받던 삶을 청산하자,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 이어진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본다면, 화면 가득 메운 수학공식이 대체 뭔 소린지 몰라도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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