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보다는 이해를
이제 10살이 된 이모션 왕국의 로미 공주는 바다 건너에서 온 티니핑을 볼 생각에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여러 티니핑을 만나지만, 이번에도 딱 마음에 드는 티니핑을 만나지 못해 실망한다.
서가에서 책을 보던 로미 공주는 우연히 ‘하츄핑’이라는 티니핑을 보고, 바로 자기 짝꿍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모님과 관료들이 하츄핑을 짝꿍으로 정했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만류한다.
왜냐하면, 하츄핑이 있는 성에 저주가 걸려 괴물이 지키고 있어서 접근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드디어 운명의 짝꿍을 정한 로미 공주가 슬퍼하자, 할머니가 “네 마음대로 하라”며 응원한다.
이에 로미 공주는 힘을 내 하츄핑을 찾아 떠난다.
‘정류장 아저씨’와 달리기 대결에서 이겨 하츄핑이 있는 라미엔느 성으로 가는 특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성을 지키는 괴물이 등장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막상 성에 도착하니 꿈에서 본 괴물 같은 건 없고, 평온한 마을이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거대한 덩치의 티니핑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다행히 리암 왕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하는 그녀에게 리암 왕자의 짝꿍 티니핑인 트러핑이 저주를 걸어 모든 티니핑들이 이상하게 변했다고 또래 소녀 마리가 설명해 준다.
어디선가 나타난 마리에게 로미 공주는 하츄핑을 찾으러 왔다며 도와 달라고 한다.
처음엔 꺼려하던 마리는 결국 로미를 마법의 숲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드디어 이 성에서 유일하게 저주받지 않은 티니핑인 하츄핑과 만난다.
그러나 하츄핑은 인간을 무서운 존재라고 교육받은 터라, 로미를 보자마자 도망간다.
로미 공주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날 또 하츄핑을 만나러 간다.
끈질긴 구애에 마음을 열려던 하츄핑은 “인간은 우리를 배신할 거야”라는 트러핑의 말을 떠올리고, 다시 마음을 닫는다.
로미 공주는 마리와 함께 다음 날 또 하츄핑을 찾아가 구애한다. 이로 인해 하츄핑의 마음이 조금 흔들리지만, 역시 이번에서 로미의 마음을 안 받아준다.
그래서일까? 로미 공주가 몸살이 나고, 이 때문에 하츄핑을 찾아가지 못하자 하츄핑이 로미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기운을 차린 로미 공주가 또다시 하츄핑을 만나러 가던 길에 불을 뿜으며 노래하는 티니핑을 만난다.
혹시 불이 숲에 번질까 싶어 숲에서 떠나게 유도하려다가, 오히려 숲에 불이 난다. 이에 로미는 목숨 걸고 하츄핑을 숲에서 구한다.
이 일로 로미와 하츄핑은 절친이 된다.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7억 뷰(view)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의 첫 번째 영화다.
이번 작품에선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ㅎ는 하츄핑과 로미의 첫 만남을 담아 눈길을 끈다.
과거 리암 왕자의 짝꿍 티니핑이었던 트러핑이 왕자에 대한 오해 때문에 저주를 걸고, 자기의 친구인 하츄핑에게 인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줘, 하츄핑은 로미 공주가 다가오자 망설인다.
그러나 트러핑의 말과 달리 숲에 불이 나자 도망가기는커녕 자기 목숨을 걸고, 하츄핑을 구하는 로미를 보면서 ‘사랑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이 대목이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는 많은 오해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오해하곤 한다.
1923년 일본에서 간토(関東)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정부의 말을 듣고 조선인에 대해 오해한 시민들이 조선인을 무참하게 죽였다.
심지어 보호 명목으로 경찰서에 구금된 조선인들까지 찾아가 죽였다. 그때 희생된 조선인의 숫자는 6,661명(대한민국 임시정부 추정치)에 달한다.
현대에는 극우 혹은 극좌 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시청한 후, 오해해 정부나 야당을 비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오해는 풀어야 한다. 그래야 극단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다.
오해를 풀려면 사건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사실 트러핑이 리암 왕자를 오해하게 된 건, 트러핑의 출신성분이 불분명하다며 리암 왕자의 아빠가 둘을 떼어놓기 위해 계략을 짰기 때문이다.
리암 왕자가 트러핑을 배신한 게 아닌데, 트러핑은 리암에게 배신 당했다고 생각해 모든 인간은 믿을 존재가 못 된다고 오해해 이 성에 저주를 걸어 버린 것이다.
만약 뒤늦게라도 둘이 만나서 대화를 나눴더라면 오해를 풀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우리도 남을 오해하기 전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고, 필요하면 당사자와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
오해가 풀려 서로 이해하게 되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오해를 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은 오는 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