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뭐 이리 힘든지…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関東)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헛소문을 퍼트려 재일교포를 무차별적으로 무참히 학살했다. 그게 바로 ‘간토(관동)대학살’이다.
당시 일에 대해 일부 양심있는 일본인은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일본 정부는 100년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심지어 당시 학살을 부정하는 우익단체도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 당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방화를 저질러 불타는 것이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며 가짜 뉴스를 퍼트렸다.
이로 인해 당시 조선인은 지진 때문이 아니라 학살로 더 많이 죽었다.
그렇다면 왜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까지 퍼트리며 학살했을까? 아마도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조선인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 아니겠느냐는 게 중론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은 당시 어린이의 그림일기나 학살에 가담한 군인에게 직접 증언을 들은 이의 입을 빌려 그 당시 조선인 학살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전한다.
뉴옥타임스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언론이 당시 끔찍한 일본의 만행을 기사화했으나, 그때마다 일본 정부는 반박 기사를 냈다.
심지어 일본에 상주하는 외신기자들의 기사를 검열하고, 폐간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학살의 책임을 백성에게 전가하기 위해 자경단원들을 동원했고, 그들을 사면(赦免)해 주는 한편, 주민들을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붙잡은 조선인을 죽이도록 마을마다 할당하기도 했다.
이때 죽은 재일 조선인의 숫자는 6,661명으로 추정되지만, 일본 정부는 233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가 2003년 정부에 사과를 권고했으나 일본 정부는 관련 자료도 없고, 자료가 있어도 평가가 불가하다며 현재까지 답변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고이코 도쿄도지사와 얼마 전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조선인 학살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 7월 한국 국회와 같은 달 13일 일본 국회에서 먼저 이 작품이 상영되었다는 점에서 일말의 기대를 걸어본다.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8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