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톱기사(우측)한국영화

당신의 욕망은 안전한가?

영화 둠벙 스틸컷

여름 하면 공포영화가 생각난다. 무더운 여름 서늘하고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공포영화를 볼 수 있지만, 아직 여름 하면 납량특집이 생각나는 계절임은 분명하다.

벌써 8월 중순이 지나서 여름 다 지났는데 공포영화냐고 하겠지만,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인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영화 <둠벙>은 둠벙의 전설에서 비롯한 초자연적인 현상을 공포로 풀어낸다.

둠벙은 빗물을 저장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작은 웅덩이로, 과거 농경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화는 충북 영동군에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 둠벙 전설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그린 작품이다.

병진, 혁수, 윤주의 이야기는 각각 ‘도깨비 주파수’, ‘전기두뇌’, ‘생명수’라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옴니버스 형식을 이룬다.

영동군 이매리에 있는 둠벙은 도깨비 둠벙이라는 신기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과거 물고기가 많아 낚시꾼이 몰렸던 곳이었지만, 어느 순간 물고기를 잡으면 고기가 사라지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자,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래도, 5자 월척을 낚았다는 기사가 실리고, 낚시꾼 병진은 자신도 5척 월척을 낚을 수 있을까 해 둠벙에 낚시를 온다.

미끼를 사러 방문한 가게에서 이상한 라디오 소리를 듣더니 둠벙에서 낚시하는 중에도 그 소리를 듣는다.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에 앞에서 낚시하던 라디오 주인에게 주의를 주지만 그 주인은 여전히 시끄럽다.

그러다 두 사람은 시비가 붙는다. 실업 후 낙향한 혁수는 돈 벌 궁리만 한다.

어머니의 수술비와 학자금 대출 등 빚을 갚기 위해서다.

그러던 어느 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작동한다.

갑자기 뜬 컴퓨터 화면에 ‘전뇌’를 이용하겠냐는 문구가 뜨고 AI라고 생각한 혁수는 ‘예’를 눌러 이용하기 시작한다.

가장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을 물어보니 전뇌는 코인 채굴을 추천한다.

이렇게 시작한 코인 채굴은 점점 덩치를 키우기 시작한다.

생태 조사를 하기 위해 둠벙을 찾은 대학원생 윤주는 같이 오기로 했던 선배가 오지 못해 혼자 여관에 방을 잡고 둠벙을 조사한다.

둠벙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녀를 경계하며, 어떤 할아버지는 둠벙의 물을 마치 생명수처럼 여긴다.

조사차 떠온 물을 실수로 말라비틀어진 화분에 쏟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 <둠벙>은 인간의 감춰진 욕망이 초자연적인 현상과 만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을 담아낸다.

둠벙은 낚시 금지 등의 경고문이 있을 뿐 출입이 막혀 있지는 않다. 길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을 분위기는 조금 이상하다. 둠벙에 갈 때 누구나 위험을 경고한다.

또한, 둠벙은 수질이 탁하고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이 물병에 물을 떠 가는 곳이기도 하다.

둠벙은 영화 곳곳에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물들을 살펴보면 화가 많은 병진은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며 결국 스스로 파멸로 이끈다.

혁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진 것은 빚밖에 없으며, 병든 어머니의 밀린 병원비에 답답하기만 하다.

거기에 수술비까지 마련하려면 어림 1억 원은 넘게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쉽게 유혹에 넘어간다.

자신의 앞에 무슨 일이 닥칠지 예상하지 못하고 말이 앞만 보고 경주하듯이 눈앞의 이익만 보고 달려가게 된다.

윤주 또한 마찬가지다. 선배와 함께 조사를 와야 하지만 혼자 조사를 온 윤주는 얼굴과 팔에 화상 자국이 있어 마스크로 얼굴을 긴 옷으로 팔을 가리고 다닌다.

선배도 일이 있다며 차일피일 도착 날짜를 늦추고, 둠벙의 물이 어떤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사용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고 생각하지 못하고 쉽게 자신의 욕망에 휩쓸리는 모습이다.

결국 욕망에 굴복한 인간의 모습은 가장 끔찍한 공포를 보여준다.

참고로 충북 영동에 ‘이매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도깨비의 한 종류인 ‘이매’에서 따와 지은 이름으로, 이매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사람을 유혹하고 해치는 도깨비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도 둠벙이 욕망을 지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홀리는 모습으로 나온다.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은 결국 본성을 잃고 짐승과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충북 영동에 내려오는 ‘도깨비 둠벙’ 전설을 담은 영화 <둠벙>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