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선과 악, 승자는?
금년에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영화 <엠파이어>가 3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첫 일반상영작으로 관객을 만났다.
한 여자가 아무도 없는 백사장에서 알몸으로 션텐을 하면서 자유를 만끽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남성을 만나 얼마 전 이사왔는데 핸드폰이 잘 안 터진다며, 남자의 전화는 통화가 잘 되는지 묻는다.
그리고선 계속 길을 가다가 그녀의 집 근처에서 꼬마 3명을 마주한다. 아이들은 대화를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는다.
신경쓰지 않고 어느 집 앞으로 가서 집 안에 있는 아기를 바라본다.
그때 조금 전 길에서 만난 남자가 나타나 왜 그러냐고 묻는다. “아가님이 태어나셨느냐?”고 묻자, 남자가 갑자기 기계음의 목소리로 아가님이 태어났다고 답한다.
여자도 기계음의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다, 조니에게 ‘전하’라고 부른다.
곧이어 조니의 전처가 아들 프레디를 데리고 집에 가다가 사고를 당한다.
동승한 남자가 갑자기 광선검을 꺼내 여자의 목을 벤다. 조니는 전처가 참수당하자 분노하지만, 동료들이 일단 진정하고 경찰 수사를 지켜 보자며 말린다.
한편, ‘1제국’의 제인 공주는 조니의 전처를 죽인 뤼디를 칭찬하면서 나중에 프레디가 크면 프레디도 죽이라고 지시한다.
그 이유는 프레디는 악의 나라인 ‘0제국’을 장차 이끌어 갈 왕자이기에, 선의 나라인 ‘1제국’ 입장에선 인간들을 위해 아예 0의 싹을 자르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반면, 0제국은 프레디가 성장해 지구를 정복해, 인간들이 1이 주는 행복을 맛 보지 못하고 계속 고통 속에 살아가게 하기 위해 프레디를 지키려 한다.
영화 <엠파이어>는 인간은 누구나 선악을 모두 가지고 있어 내면에서 0(악)과 1(선)이 늘 싸우고 있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패러디 작품으로, 얼핏 B급 영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내포한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3일에 이어 7일과 9일에도 상영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