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를 알아간다
한적한 전원마을에 차 한 대가 조용히 들어온다. 차 옆에 경찰 특공대원 3명이 몸을 숨긴 채 은밀히 요지(후지 타츠야 분)의 집으로 잠입한다.
특공대원들이 배치된 걸 모르는지 멀끔한 차림으로 요지가 집 밖으로 나온다.
그 시각 연극 연습 중이던 타카시(모리야마 미라이 분)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그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30년째 안하고 지내는 아버지 때문에 병원에 불려간다.
치매가 진행 중이라며, 아버지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데 뭘 알아야 답하지, 무성의하게 답했다가 아내(마키 요코 분)에게 한소리 듣는다.
일단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후, 아버지 집에 와 본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나오미(하라 히데코 분)에게 전화를 해 보니, 나오미의 전화가 집에서 울리는데 나오미는 안 보인다.
타카시는 1990년에 나오미가 쓴 다이어를 발견한다. 아버지의 편지와 그에 대한 나오미의 답장이 적혀있는데, 이걸 읽어보니 조금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때 집으로 도시락이 배달된다. 이제 아버지가 안 계셔서 배달 필요없다고 하니, 정기배달을 신청한 토모코라는 여성에게 얘기해서 취소하라고 하라는데, 그게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일단 가져온 거니까 먹으라며 도시락을 주고 가길래 식사를 하고 있으니, 나오미의 아들이 찾아온다.
나오미는 어디 있는지 물으니, 심장이 안 좋아서 얼마 전에 입원했다며 병원비를 도와줄 수 있냐고 한다.
타가시는 (치매 때문에) 아버지가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얘기해 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아버지가 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쓴 편지를 전하기 위해 스지모토 교수를 찾아간다.
스지모토 교수는 1주일 전에 사모님이 전화 주셨는데, 뭘 또 아드님이 편지까지 직접 가지고 왔냐고 한다.
나오미 아들 말로는 나오미가 입원했다고 하는데, 나오미가 1주일 전에 전화했다는 말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서 타카시는 아버지를 찾아간다.
요지는 누가 자기를 여기(요양병원)에서 ‘석방’시켜 줄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기가 교도소인지 병원인지 구분도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토모코가 모든 걸 가져갔다고 말한다. 도시락 정기배달을 신청한 사람의 이름이 아버지 입에서 나오자, 타카시는 토모코가 누구냐고 묻는다.
그러자 나오미의 여동생인지, 딸인지 그렇다고 답한다.
다시 나오미의 아들이 타카시를 찾아오자, 타카시는 나오미가 지금 입원 중인게 맞느냐고 추궁한다.
그러자 나오미의 아들이, 누가 지금 입원 중이라고 했느냐며 화를 낸다.
그러면서 요지가 자기 이모를 성추행했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을 한다.
영화 <위대한 부재>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30년 만에 만난 아들이 그동안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의문점 하나가 풀리면,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래서 과거 회상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고, 러닝타임도 2시간 14분에 달한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받아 호평받았으나, 국내 관객들 입장에선 지루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고 볼 일이다.
영화 <위대한 부재>는 오는 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