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헤어진 여자의 딸이 나타났다!
1987년 부산 해사고 학생들이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에 승선한다.
승선 첫날 밤, 동기가 불량배들에게 붙잡혔다는 말에 몇 명이 친구를 구하러 몰려간다.
젊은 패기로 한창 싸우다가 저쪽에 지원군이 오자 모두 도망친다.
세월이 흘러 현재의 부산. 당시 5형제로 불리던 정승일, 박용식, 강두순, 하재학 그리고 박진기 중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은 박진기 외에는 다들 별 볼일 없이 모여서 카드놀이나 하며 시간을 떼운다.
게다가 사업을 위해 배를 판 것도 모자라 후배인 최봉민이 일하는 대부업체에서 사채까지 쓴 하재학은 빚 독촉에 다시 배라도 타야하나 고민한다.
그러다가 진기를 찾아가 일자리를 구걸해서 그의 기사 노릇도 하고, 재개발 예정지 거주민들에게 동의서도 받아오면서 슬슬 진기의 환심을 산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30년도 더 전에 좋아했던 배경화의 딸이자, 재학의 딸이라는 여자의 전화를 받는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싶으면서도, 고교시절 차이나타운에서 만두가게를 하던 경화와의 추억이 떠올라 경화의 딸에게 전화해 내가 당신 아빠인 걸 어떻게 확신하느냐고 물어본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만나고, 경화의 여생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에 그녀를 만나러 간다.
경화는 치매 때문에 재학을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그의 따스한 손길에 30년 전을 떠올린다.
영화 <하우치>는 우락부락한 외모 때문에 그동안 건달이나 깡패 전문배우로 활동하던 지대한이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첫사랑을 찾는 순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색다름을 선사한다.
이에 대해 김명균 감독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대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감독으로부터 오히려 우락부락한 사람이 첫사랑을 찾는 게 더 재미있다는 말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는 지대한은, 눈에 힘을 주면 인상이 험악해 보이는데 눈에 힘을 푸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더 글로리>에서 연진이 엄마로 나왔던 손지나가 이번엔 180도 연기 변신에 성공해 죽을 때까지 한 남자를 잊지 못하는 배경화 역을 맡았는데, 이에 대해 손지나는 코로나19 때 몸이 안 좋아서 인생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던 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린 재학에게 사랑과 이별을 알려주는 첫사랑 누나 배경화 역을 연기한 걸스데이 출신 유라는 앞으로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지만, 본인 성격과 맞는 털털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하재학과 친구들의 현재 모습을 조금 더 줄이고, 재학과 경화의 사랑에 포커스를 뒀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하우치>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