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아이들이 나타났다?!
만약 스님에게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불교방송 생방송 도중 친자식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방송을 탄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
1·4후퇴 때 여동생과 단둘이 남으로 온 함무옥(김윤석 분)은 일찍이 동생을 여의고, 보육원에서 홀로 지내다가 15살 때부터 만둣집을 운영해 오고 있다.
종로 한복판에서 ‘평만옥’이라는 가게를 운영 중인데, 근처 빌딩은 물론 강남에도 빌딩이 있을 정도로 자수성가했다.
아들(이승기 분)이라고 하나 있는데, 지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갑자기 중이 되겠다며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관두고 절에 들어갔다.
지금껏 혈혈단신(孑孑單身) 살아오며 가족에 대한 애착을 보였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던 무옥 입장에선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의 자식이라며 어린 남매가 평만옥으로 찾아오자 무옥은 좋아 어쩔 줄 모른다.
드디어 대가 끊기지 않게 되었다는 기쁨에 무옥은 민국, 민선에게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모든 걸 해준다.
그러나 의사 출신에 잘 생기고, 젊은 주지스님으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문석 입장에선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문석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는지 알아보던 중 표면상으로는 민국이가 자기 아들이 맞지만, 실제로는 민국, 민선 모두 자기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대가족>은 어느 날 스님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남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얼핏 보기엔 가족 소동극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에 신파로 끝난다.
또, 불교를 비하할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닌 오히려 불교를 홍보하는 내용이라 조계종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제작했다.
불교라는 소재를 영화에 녹인 이유는 무옥과 문석 부자가 서로 인연을 끊게 하려다 보니, (출가를 통해) 인연을 끊으면 되겠다 싶어 불교를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는 양우석 감독의 설명.
아울러, 만두라는 음식은 원래 조선시대 때 귀한 음식이었기에,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무옥과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만두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드라마 <조립식 가족>을 비롯해 최근 가족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여럿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 역시 꼭 피가 섞여야만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11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