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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해야 세상이 바뀐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지난밤, 우리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처럼 군인들이 탱크와 헬기를 몰고 국회로 향했다.

군인들은 국회의사당 진입을 위해 창문을 깼다.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 보좌진과 대치했다.

이로써 비상계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MZ세대도 이제는 비상계엄을 몸소 겪은 세대가 되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더라도 계엄사령관이 행정권과 사법권만 갖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입법부를 무력으로 장악한 것은 내란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모든 법조인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이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 국회에서 비상계엄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이 직접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지 꼭 12시간 지난 3일 오후 4시 30분, 용산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서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이 영화는 침묵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현 상황에 시의적절한 영화라 할 수 있다.

1985년 아일랜드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아내와 다섯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석탄 배달을 하는 빌 펄롱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다.

한 소녀가 그에게 달려와 제발 강가까지 아니 수녀원 정문 밖까지라도 데리고 나가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한 수녀가 나타나 신경질적으로 대하며, 펄롱을 쫓아낸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니, 아내가 그래서 그 소녀에게 뭐라고 했느냐고 묻는다.

안 된다고 했다고 하자, 잘했다며 사람은 자고로 모른 척하고 살아야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우리 딸들이었어도 그렇게 말할 거냐고 하니, 우리 애들이 그런 일 안 겪게 사람들과 척지지 말고 살라고 대꾸한다.

도저히 잠이 안 오는 펄롱이 다시 수녀원에 가보니, 석탄 창고에 한 소녀가 갇혀 있다.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는 소녀를 데리고 나오니, 수녀원장이 사라진 소녀를 찾아줘서 고맙다며, 지금 석탄 값 정산해 줄테니 잠깐 자기 사무실에서 차 한 잔 하자며 펄롱을 자기 사무실로 끌고 간다.

방금 전 그 소녀가 깨끗하게 씻고 수녀원장 방에 불려 와 애들과 장난치다가 갇힌 것이라며, 별일 아니라고 말한다.

소녀가 나가자 수녀원장이 석탄 값을 건넨 후, 아내에게 갖다 주라며 크리스마스 카드 안에 돈을 두둑이 넣어서 건넨다.

다음 날, 미사를 드리고 온 아내가 수녀원장에게 받은 카드 어디있느냐며 물어서 건네니, 이 돈이면 한동안 쓸 수 있겠다며 좋아한다.

게다가 직원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술집에서 술 마시는 걸 알고 방문해 사장에게 술값을 대신 결제한다.

그러자 술집 사장이 수녀들이 마을 일 여기저기 관련 없는 곳이 없는데, 수녀원에서 본 일에 대해 침묵하라고 강요한다.

아내는 물론 술집 사장까지 나한테 왜 이러나 싶어 심란한 펄롱이 기분전환을 위해 머리를 자르러 이발소에 들린다.

머리를 자르려다가 예전 일이 떠오른 그는 그 길로 이발소를 나와 수녀원으로 간다.

석탄 창고에 가보니 또다시 세라가 갇혀 있자, 그는 그길로 세라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온다.

석탄이 온몸에 묻어 더러워진 젊은 여자가 제대가 걷지도 못하고, 중년의 펄롱이 부축하고 가는 걸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922년부터 1998년까지 ‘참회와 갱생’을 이유로 막달레나 보호소로 보내진 5만6천 명의 아이들에게 바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일하던 소녀들은 무임금으로 강제노동에 시달렸고, 소녀들이 낳은 아이의 75%는 돌이 되기 전 사망할 정도로 반인권적 시설이었다.

국가에선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1993년 더블린 수녀원이 세탁소 부지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가 155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를 계기로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으나, 아일랜드 정부에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2013년 2월 엔다 케니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공식 사과했다.

나에게 닥칠 후한이 두려워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나서야 한다.

그러면 결국 정부도 굴복할 수밖에 없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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